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나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면서 주변 동료·선배들로부터 의사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의료계 일각에서 쓴소리가 나왔다.
노환규 대한정맥통증학회장(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씨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기사를 공유한 뒤 "각종 입시 관련 서류를 위조해서 대학을 들어가고 의전원을 들어갔어도 '난 떳떳하다'는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라고 운을 뗏다. 그러면서 "2019년 9월 발표했던 성명서를 다시 한 번 소환한다"고 적었다.
당시 성명서에서 노 학회장은 "조민은 허위논문(허위 저자 등재), 조작된 표창장과 경력 등을 이용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함으로써 예비의사의 길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들이 동원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이 사실이 그간의 조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예비의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 학회장은 이어 "조민의 의전원 입학 과정에서 그 가족이 벌인 다수의 범죄 및 비윤리적 행위는 예비의료인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은커녕, 사회인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윤리의식조차 없음을 보여줬다"고도 했다.
아울러 노 학회장은 "예비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윤리 수준을 크게 위반한 자가 여전히 예비의료인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조민의 퇴교 조치를 해당 교육기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의사 생활 몇 십 년간 한 나도 아직 환자 보는 게 두려울 때가 많다"며 "그런데 인턴 일 년, 페이닥터 일 년 남짓한 아이가 자기가 의사 자질이 충분하다고 한다"고 했다.
앞서 조씨는 이날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4년간 조국 전 장관의 딸로만 살아왔는데 아버지가 실형을 받으시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다"면서 "저는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의사 자격 논란을 두고 "표창장으로는 의사가 될 수 없다. 그 당시 입시에 필요했던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면서 "(동료들로부터 의사로서)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위조된 표창장 등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제출한 사실이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인정돼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일부 받아들여 조씨는 1심 판결 직후까지 부산대 의전원 졸업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