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MZ세대 ‘변화’ 요구 거센데 구시대 투쟁 고집하는 기득권 노조


청년층이 주축인 MZ세대 노조들이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를 결성하기로 했다. LG전자의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서울교통공사의 ‘올바른노동조합’ 등 8개 노조는 21일 협의회 발대식을 열기로 결의했다. 협의회를 준비하는 인사들은 “노조는 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공정과 상생이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MZ세대가 중심인 교사노조연맹은 출범 5년 만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능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교사노조 조합원이 2021년 말 4만 5098명으로 전교조(4만 3756명)를 추월했는데 올 1월에는 6만 1000명을 넘었을 정도다.



이런데도 기득권을 가진 강성 노조는 변화를 거부하며 구시대적 정치·이념 투쟁을 일삼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달 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현실은 재벌과 부자를 위한 윤석열 정부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을 요구한다”며 “7월 총파업 총궐기 투쟁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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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노조가 자신들의 철밥통을 챙기는 행태도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대표적 사례다. 현대차그룹 노조 집행부는 계열사 노조 전체에 대한 특별 상여금을 요구하며 16일 장외 투쟁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기아 노조도 “2022년 최대 성과는 3만 조합원의 피와 땀”이라며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의 해외 여행 등 코로나19로 중단된 각종 행사를 복원하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및 기아 직원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을 정도인데도 이 회사 노조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복합 경제 위기에도 계속되는 노조의 강경 투쟁은 노사 모두의 공멸을 초래할 뿐이다. 근로조건 개선 및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격차 해소 등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조 본연의 역할을 미루고 정치 투쟁에 주력하는 강성 노조의 행태는 MZ세대의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 더 나아가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신기술 투자 등 미래 세대의 먹거리마저 빼앗는다면 노조의 설 자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노조가 소모적인 강경 투쟁이나 불법행위를 멈추고 조합원과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 상생하는 미래지향적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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