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이 곧 장르, 28년째 '믿고 듣는 발라더'의 울림(종합) [SE★현장]

가수 임창정 표 발라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사는 가사와 임창정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애절한 보이스가 귓가를 때려 박는다.

8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임창정의 세 번째 미니앨범 ‘멍청이’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번 앨범은 정규 17집 ‘별거 없던 그 하루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의 신보이자, 6년 만에 발매하는 미니 앨범이다. 임창정은 “여러분에게 또 한 장의 앨범을 소개할 수 있는 나는 행운아”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매해 내는 앨범이라 올해 정규 18집이 나오는 거 아니냐는 질문이 많았는데, 다른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미니 앨범을 좀 내고 정규 앨범을 내보려 한다. 제작도 해야 해서 곡을 많이 쓸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동명의 타이틀 ‘멍청이’는 록 느낌 편곡이 인상적인 새로운 느낌의 임창정 표 발라드다. 예상 밖의 멜로디 전개와 임창정의 보이스가 어우러진다. 프로듀서 멧돼지, 늑대를 비롯해 인기 작곡팀 어벤전승, JYMON이 프로듀싱하고, 임창정이 공동으로 작업했다.

임창정은 이번 앨범에서도 다수의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수록곡 ‘더 많이 사랑하길’, ‘그냥 좋은 날’ 작곡에도 참여해 싱어송라이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더 많이 사랑하길’은 임창정이 타이틀로 강렬하게 밀었던 곡이다. 그는 “이전에는 내가 타이틀 선정한 곡을 밀면 가능성이 높았다. 요즘은 감이 떨어졌는지 2등 곡을 타이틀로 밀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내 노래 중에서도 내가 계속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 ‘내가 저지른 사랑’이 그랬다”며 애정을 보였다.

임창정의 아내 서하얀이 작사에 참여한 곡도 눈길을 끈다. 서하얀은 임창정과 함께 수록곡 ‘용서해’ 가사를 쓰며 시너지를 냈다. ‘용서해’는 ‘소주 한 잔’을 작곡한 이동원 작곡가와 임창정이 협업한 곡으로, 떠나려는 연인을 잡을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임창정만의 스타일로 표현한 애절한 마이너 발라드 곡이다.



가수와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임창정는 제작자로도 대중 앞에 서고 있다. 지난해 걸그룹 미미로즈를 론칭하며 분주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가을에 발매하던 앨범을 늦겨울에 내게 됐다. 그는 “봄에 들을 수 있는 느낌으로 곡을 만들어봤다. 발라드 장르가 선선해지는 가을부터 봄까지 들을 수 있는 장르의 곡”이라며 “계절을 안 타는 노래가 발라드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28년 차 가수인 임창정은 여전히 현역 가수로서 자부심과 무대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이 순간 자체가 행복하다. ‘혹시 이게 마지막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든다”며 “이게 마지막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해왔는데, 복을 타고 태어나도 이렇게 태어날 수 있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히트곡 ‘소주 한 잔’이 3대가 부르는 노래가 될 정도로 임창정은 세대를 넘나드는 가수가 됐다. 그는 MZ세대 겨냥에 대한 질문에 “세대가 달라졌다고 발라드가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10년 후에도 난 똑같은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며 소신을 밝혔다.

올해는 오랜만에 연기자로도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드라마 출연 소식을 전하며 “열심히 살 수 있는 인생에 감사하며 살자고 스스로 이야기한다. 내가 전생에 몇 번 나라를 구하고 복을 타고난 것 같다”며 “오랜 시간 동안 옆에서 응원해 주는 분들 있어서 기운을 받았다”고 주변의 공을 잊지 않았다.

한편 ‘멍청이’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