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망자 1만 명 넘어…주가 연일 폭락에 증권거래소 거래도 중단

[튀르키예 강진]

골든타임 저무는데 강추위까지…사상자 6만 5000명 넘어

‘시험대' 오른 에르도안, 10개 주 3개월간 비상사태 선포

구호작업 난항 속 시리아선 신생아 기적적 생존 소식도

튀르키예 증시 99년 대지진 이래 24년 만에 거래 중단

강진 피해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아 여아가 7일(현지 시간) 시리아 알레포주(州) 아프린 어린이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강진 피해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아 여아가 7일(현지 시간) 시리아 알레포주(州) 아프린 어린이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에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생존자와 구조대가 시간·강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열악한 구조 환경으로 사망자는 1만 명을 넘어섰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 사망자가 한 번 집계할 때마다 ‘몇천 명씩’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가가 연일 폭락하자 튀르키예 증권거래소는 24년 만에 거래를 중단했다.

7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만 1236명, 부상자는 5만 4118 명으로 늘었다. 튀르키예에서 건물 5775채가 붕괴해 8574명이 숨지고 약 4만 9133명 이상이 다쳤으며 시리아에서는 2662명이 사망하고 4985여 명이 부상했다.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 구호단체인 ‘화이트헬멧’ 측은 “사망자 수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WHO도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WHO의 한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앞으로 사망자가 수천 명씩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민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태평양재난센터(PDC)’는 이번 지진으로 2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인구의 6분의 1인 약 1350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진 피해가 큰 10개 주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50%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로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튀르키예에 지진까지 일어나면서 민심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수습 역량에 따라 5월 14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그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BBC는 “튀르키예 정부가 1999년 1만 7000명의 사망자를 낸 대지진 이후 지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총 46억 달러 규모의 ‘지진세’를 징수했는데 대중은 ‘이 세금이 도대체 어디에 쓰였느냐’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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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조대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진 피해 현장에 투입된 구조 인력은 총 6만여 명에 이른다. 아울러 약 70개국에서 파견한 해외 구조 전문 인력 3200여 명도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폭설과 이상한파 등 악천후에다 지진으로 파괴된 도로 때문에 구호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튀르키예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지역의 기온이 14일까지 예년보다 5.5~8도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특히 11일까지 이 지역의 기온은 1~4도에 그칠 것으로 봤다.

그사이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진 전문가에 따르면 골든타임은 보통 사고 발생 이후 1~3일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 분, 매 시간이 지나면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처참한 피해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한 생존자의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7일 AP통신은 “6일 시리아의 소도시 진데리스에서 이미 숨진 엄마와 탯줄로 연결된 상태에서 울고 있는 여자 신생아가 주민들에게 발견돼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한편 8일 튀르키예 ‘보르사이스탄불증권거래소’는 지진 발생 이후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대표 지수가 16%나 폭락하자 오전 11시 "주식과 선물·옵션 시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언제 거래를 재개할지 공표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1999년 대지진 때도 1주일간 주식 거래를 멈춘 바 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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