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사진) 대표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던 KT(030200)가 대표 선임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셀프 연임’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압박이 이어지자 공개 모집으로 잡음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구 대표는 다시 한 번 후보군에 포함돼 차기 KT 대표 경선을 치르게 됐다.
9일 KT 이사회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주요 이해 관계자 등이 요청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부합하고자 구 대표가 재차 공개경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 미래 산업 분야 등 외부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초 구 대표를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선정했지만 경선을 거치겠다는 구 대표의 ‘역제안’으로 다시 후보 심사를 진행했다. 구 대표는 두 번째 심사에서도 단독 후보로 낙점됐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고 나서 경영권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소유분산기업의 스튜어드십코드가 작동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과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민간기업의 경영권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