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원자력발전 비중이 확대되면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포화시점이 1~2년 당겨졌다. 2030년 한빛원전부터 포화를 맞는다. 사용후핵연료를 영구보관하기 위한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용후핵연료 발생량·포화전망 설명회’를 열고 사용후핵연료 포화시점 재산정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방폐학회)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전제로 사용후핵연료 발생량 및 저장시설 포화전망을 추산했으나 이번에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반영해 재산정했다.
10차 전기본의 가장 큰 특징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원전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계획기간 내 운영허가 만료 설비의 계속운전, 신한울 3·4호기 준공(각 2032, 2033년), 원전 총 32기 가동(영구정지 원전 2기 포함) 등이 추진된다.
이에 방폐학회는 기존 산정 결과(2021년 12월) 대비 15만 9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수로 7만 2000다발, 중수로 72만 2000다발 등 총 79만 4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원전의 포화 시점은 1~2년 앞당겨진다. 2030년 한빛원전 저장시설 포화를 시작으로 한울원전(2031년), 고리원전(2032년) 저장시설이 순차적으로 포화를 맞는다. 고리원전의 경우 2021년 당시에는 고리2호기 조밀저장대 설치를 검토하지 않았으나 10차 전기본에 따라 조밀저장대 설치를 가정했다.
재산정 결과에 따라 전문가 패널들은 조속히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승렬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국장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 문제는 10여년의 공론화를 거쳐 3개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만큼 이제는 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며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따른 지역 주민의 영구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특별법 제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