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김모 씨가 11일 국내로 송환된 가운데 그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10년 넘게 쌍방울 그룹에서 재경총괄본부장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계열사 간 복잡한 자금 흐름을 꿰고 있다 보니 거액의 대북 송금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등 쌍방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할 중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실소유주인 페이퍼컴퍼니(SPC) 두 곳의 자금 조달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회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회사 자금 흐름의 구체적인 내용은 김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대북송금의 자금 출처가 이 두 곳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쌍방울이 북한 측에 전달한 800만 달러(약 100억원) 조성 경위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진위 여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아울러 김씨는 검찰이 수사 중인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규명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쌍방울이 전환사채의 편법 발행과 유통 과정 등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으로 이 대표 변호사비를 대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기업 자금을 관리한 김씨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지난해 5월 말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도피 7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초 태국 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송환을 거부하던 중 이달 7일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벌금 4000밧(15만원)을 선고받은 뒤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김씨에게 "한국으로 들어와 횡령 등 오해를 풀어달라"며 입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