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를 비롯한 미국의 기술기업이 잇따라 감원에 나선 가운데 전문직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직 취업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해고 후 60일 이내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미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다. 하지만 IT(정보기술) 업계 전체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이들 노동자의 미국 거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빅테크 관련 일자리 등 테크분야에서 25만7000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미국에서 3만2000 개의 기술 분야 일자리가 줄었다. 기술 분야 구인 건수도 26만9000 건으로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3월(39만4000 건)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해고된 테크 노동자 중 H-1B 비자 소지자가 얼마만큼을 차지하고 있는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최소 수만 명이 감원 조치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선 2019년 미국이민위원회(AIC)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종사자 중 비자 소지자,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자를 합쳐 외국 출신 노동자가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추산한바 있다.
특히 해외 휴가 중에 해고 통보를 받은 외국인 IT 노동자들은 아예 미국 재입국이 불허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체류 중 해고돼 재취업을 알아보는 H-1B 비자 소지자에게 주어지는 60일의 유예 기간이 해외 체류 중인 해고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