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니들이 이 맛을 알아?"…네안데르탈인도 '이것' 먹었다

핀란드의 고인류 예술가 톰 뷔요클룬트가 그린 9세 네안데르탈인 어린이의 복원도. 위키미디어 캠처핀란드의 고인류 예술가 톰 뷔요클룬트가 그린 9세 네안데르탈인 어린이의 복원도. 위키미디어 캠처




4만년 전 멸종한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선사시대 동굴에서 게 껍데기가 무더기로 나왔다. 이 게는 현대인도 즐겨 먹는 것과 같은 종으로 알려졌다. 네안데르탈인도 이미 게 맛을 알고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탈루냐 인류고생물학 및 사회진화연구소'의 마리아나 나바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리스본 인근 피게이라 브라바 동굴에서 발굴된 게 껍데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환경 고고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Environmental Archaeology)에 최근 발표했다.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약 30여㎞ 떨어진 대서양 연안의 이 선사 동굴에서는 게 껍데기와 함께 홍합과 물고기 등의 잔해가 출토돼 네안데르탈인도 두뇌 발달에 중요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해산물을 섭취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2020년 초 '사이언스'(Science)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나바이스 박사팀은 그 연장선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섭취하고 남긴 게 껍데기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동굴에서 발굴된 게 껍데기는 총 635점으로 적어도 33마리 분량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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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의 종류는 포르투갈은 물론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지금도 흔히 식탁에 오르는 '브라운크랩(Cancer pagurus)’으로 확인됐다.

이 게들은 집게발 등의 크기로 볼 때 등딱지가 약 16㎝ 이상으로, 큰 개체만 잡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 정도 크기의 게에서는 살이 약 200g가량 나온다.

연구팀은 게 껍데기에 남은 흔적으로 볼 때 설치류나 조류 등 다른 포식자에게 잡아먹힌 잔해일 가능성은 없다면서 등딱지나 집게발 등을 쪼갠 방식은 도구는 다르지만, 오늘날 게를 먹는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게 껍데기에는 불에 그을린 검은 자국도 확인됐는데, 약 300∼500℃ 불에 구운 뒤 껍데기를 돌로 깨고 살을 빼내 먹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당시에 게를 손으로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썰물로 물이 빠졌을 때 동굴 주변의 웅덩이에서 창을 이용해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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