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 방향은 미국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세 둔화가 확인되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강해지며 지수도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시장의 기대에 반대되는 결과가 나오면 금리 인상 중단 및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소멸하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0.67포인트(0.43%) 내린 2469.73에 거래를 마쳤다. 1월 한 달 간 쉼 없이 달려온 코스피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하락 마감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주중에도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등락을 거듭하면서 방향성을 못 잡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주 코스피에서는 개인이 1조 3230억 원을 사들였다. 하락장에서 적극적인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도 이어지면서 4202억 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반면 기관은 총 1조 7945억 원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
기관은 삼성전자(005930)를 3976억 원어치 파는 등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카카오(035720) 등 대형 종목을 순매도했다. 물량은 개인이 대부분 받아냈다. 개인은 삼성전자를 1530억 원, 카카오를 1516억 원 사들였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1383억 원), 네이버(NAVER(035420)·1297억 원)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반도체와 2차전지에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2902억 원, 2508억 원 사들였으며 삼성SDI(1957억 원) 등에도 1000억 원대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5.65포인트(0.73%) 오른 772.44에 장 마감했다. 코스닥은 1월 매주 1.42%, 3.32%, 0.86%, 3.24%, 3.45% 오른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국내 증시 방향은 미국의 1월 실물·물가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4일(한국시간)에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고 15일에는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다. 소매판매는 15일 발표될 예정인데, 전월 대비 1~2% 증가가 예측된다. 지난해 12월에는 ?1.1%를 기록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가 제어되는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다음 주에는 각종 지표를 확인하면서 시장의 연착륙 기대와 금리인하 기대를 다시 한 번 검증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신중론과 낙관론이 공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수준에서 지수의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범위로 2450~258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 자금 집행을 충분히 하지 못한 기관 투자가들의 대기자금 등 수급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수급요인에 따라 주식시장의 강세가 연장될 수 있으며 단기 조정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낙관론을 제시한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의 유동성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당장 부진한 실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시장을 떠나면 안 된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많이 올라 조정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번 하락은 건강한 기간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 조정 시 매수하면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월 상승장에도 꾸준히 하방 위험을 경고해왔던 이경민 연구원은 “물가 하락 속도에 대한 시장의 전망과 기대가 바뀐다면 2023년 금리 고점의 추가 상향 조정은 물론, 금리인하 기대 약화와 소멸 가능성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신중론을 이어갔다. KB증권도 신중론에 합세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는 외국인들에게 포지션 청산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며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를 비롯해 물가 수준이 높아진다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