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13일 제주에서 합동연설회를 열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천하람 후보는 “보수의 책임 의식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책임 정치 실천을 약속했다. 황교안 후보는 경쟁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정통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내세웠다.
천 후보는 이날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3·8 전당대회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것이 보수 정당의 핵심 가치”라며 “국민들의 삶을 살뜰하게 책임지고,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 승리까지 이끌어갈 수 있는 자랑스러운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방비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제주 지역의 도시가스 보급률을 전국 평균(76.9%) 수준으로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천 후보는 “난방비 요금을 받아 깜짝 놀라고 걱정하신 분들 많으실 것”이라며 “민주당처럼 마구잡이로 퍼주거나 빚만 늘릴 수는 없지만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대한 잘 챙기고 있는지는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11.7%에 불과하다. 2027년까지 전국 평균인 77%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천 후보는 대통령실이 김기현 후보의 탄핵 언급에 별다른 비판 입장을 내놓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난 천 후보는 “당이나 대통령실에서 친윤이라고 하는 걸 상표권 등록으로 해서 특정 후보에게 부여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불공정한 전당대회 개입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대통령 탈당, 탄핵을 언급하는 후보에 대한 적극적 경고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경쟁 후보 3명을 각각 작심 비판하며 정통 보수 경쟁력을 강조했다.
황 후보는 천 후보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평가할 만한 대통령이 아니라고 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큰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며 “당의 정체성과는 차이 많이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여러 당을 많이 만들었지만 만든 당 마다 망가뜨렸다”며 “신영복을 시대의 위대한 지식이라고 칭송했다. 안 후보가 어떻게 정통 보수 정당의 대표가 될 수 있겠냐. 보수의 가치를 체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몰아세웠다.
김기현 후보를 향해선 “KTX 울산역 연결도로 관련 의혹이 제보되고 있다”며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 의혹 해소 없이 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도 민주당처럼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황 후보는 “좌파, 우파가 뒤섞여있는 가짜 보수가 우리 안에 함께 있으면 뭘 할 수 있느냐”며 “정통 자유 민주주의 정당을 만드는 일에 힘을 합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