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튀르키예 지진 사망 3만 7000명 이상…구조 초점 매몰자→생존자로

이제 기댈 곳은 '진짜 기적'뿐

카흐라만마라슈 7개 지역 구조활동 종료

생존자 지원으로 전환 수순

살아남은 사람들도 '2차 재난' 위기

시리아서만 530만명 거처 잃어

13일(현지 시간)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에 중국의 구호물품이 도착했다.신화연합뉴스13일(현지 시간)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에 중국의 구호물품이 도착했다.신화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3일(현지 시간) 3만 7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골든타임(사고 후 72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도 기적적인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희망이 잦아들며 구조의 초점이 생존자로 옮겨지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최소 3만 1643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인접국인 시리아에서는 반군 점령 지역과 시리아 정부 관활 지역을 합해 총 5714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돼 양국의 공식 사망자 수는 3만 7000여 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은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 1000명)의 피해 규모를 뛰어넘고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기적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전해졌다.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3시간 만에 구조됐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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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하타이주 마을에서도 13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조됐다. 한국 긴급구호대 역시 이날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으며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추가적인 생환에 대한 기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한파로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자 일부 폴란드 구조대가 15일부터 철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어쩔 수 없이 구조작전을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 또한 AP 통신에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전했다. 특히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의 기온이 밤 사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이어지며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카흐라만마라슈 내 7개 지역에서 구조 작업이 종료되는 등 이제 매몰자 구출보다는 살아남은 생존자들에 대한 후속 지원 쪽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생존자들의 대피 시설이 열악한 탓에 추위와 배고픔, 추가 여진 우려, 식수 부족, 열악한 위생 상태 등 '2차 재난'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남부 지역에서는 성인들에게 전염성이 무척 강한 피부병인 '옴'이 발병하고, 어린이들은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구호 담당 사무차장 역시 이날 시리아 북부 알레포를 방문한뒤 지진 대응 구조 단계가 “끝나가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생존자를 구조하고 희생자를 찾는 단계가 끝나가고 있다”며 “이제는 인도주의 단계에서 이들에게 쉼터와 심리사회적인 돌봄, 음식, 교육, 미래상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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