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뒤늦은 반도체 지원 논의…모래주머니 제거 한시가 급하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를 높이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달 1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 26일 만에 겨우 첫발을 뗀 것이다. 여야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찔끔 올렸다. 반도체 산업 위기가 증폭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대기업·중견기업은 세액공제를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정부안이 새로 마련됐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전례없는 위기에 신음하는 반도체 기업들에는 가뭄 끝에 단비 같은 법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 법안을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권은 ‘재벌특혜법’이라는 억지 주장만 반복하면서 제동을 걸고 있다. 심지어 김진표 국회의장은 반도체 지원·육성 방안을 논의할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에서 반도체 전문가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배제했다. 그 대신 ‘검수완박’법 국회 통과를 위해 민주당에서 ‘위장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배치했다. 야권이 국가 경제·안보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관심이 있기는 한지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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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대만 등 주요 경쟁국들이 저마다 반도체 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전폭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 국회는 외려 발목을 잡는 꼴이다. 이렇게 국회에서 시간을 끄는 사이에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올 1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에도 1~10일 수출액이 40.7%나 급감했다.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과 혹독한 불황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의 발에 묶인 모래주머니를 제거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를 조속히 상향 조정하고 정부가 검토 중인 수도권 내 반도체 산업단지 추가 건설 등 전방위 지원책을 서둘러 실행해야 한다. 야권은 우리 경제의 생명줄과 같은 반도체 산업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하루 속히 조특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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