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들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실시된 첫 후보 토론회에서 차별화된 정국 운영 방침을 내세우며 격돌했다.
이번 토론회는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황교안 후보가 설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후보는 “정통 보수의 뿌리를 한결같이 지켜온 김기현이 당 대표가 되면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내대표가 돼 더불어민주당과 싸울 것은 싸우고 협상할 것은 해서 이겼다”며 “이기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안정 속에서 개혁 과제를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 이뤄가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거론했다. 안 후보는 “사실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저 빼고 판사·검사·변호사 출신이지 않으냐”며 “법조인으로 후보를 대거 채우면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청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 삶의 모토는 헌신”이라며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고 곧바로 당 대표를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와 황 후보는 한층 더 정체성의 선명성을 내세웠다. 천 후보는 “단순히 이준석 전 대표의 ‘시즌2’가 아니라 능가하는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새로운 보수의 정말 큰 재목이라는 것을 전당대회를 통해 꼭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종북 좌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저 황교안”이라고 소개한 뒤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그 뚝심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당을 지켜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핵관’에 대해서만큼은 대체로 거리 두기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당 대표가 된다면 (장제원 의원에게) 절대 당직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안 후보 역시 “(장 의원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며 투명한 공천을 약속했다.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안 후보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윤여준·금태섭 등이) 열심히 안 후보를 돕다가 떠나가면서 쓴소리를 한다면 포용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우리 안방인 울산에서 (국회의원) 4선을 했다”며 “이제 험지에 가실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릴 때 왜 당의 원로로서 말 한마디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안 후보에게 “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왜 만들었냐”고 직격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