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21년 만에 검거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고인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17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이정학씨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각각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과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승만은 살상력이 높은 권총으로 피해자를 직접 겨냥해 조준사격을 했다"며 "그런데도 모든 잘못을 공범의 잘못으로 돌리는 등 개전의 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범 이정학에 대해서는 "이승만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이정학의 자백으로 장기 미제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를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 김모 씨를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이 사용한 총기는 범행 두 달 전인 10월15일 0시께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아있었으나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DNA) 정보를 충북지역 불법 게임장에서 나온 DNA와 대조해 사건 발생 7553일 만인 지난해 8월25일 두 사람을 검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승만에게 사형을, 이정학에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