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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급브레이크 밟을 위험”…“경제 부수지 않으면 2% 불가”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 엘 에리언 트위터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 엘 에리언 트위터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금리가 뜀박질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0.58%, 0.28% 내린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39% 올랐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92%까지 치솟았습니다.

어제부터 월가는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를 따져보기 시작하고 있는데요. 시장 분위기는 확실히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이전과 이후가 다릅니다. 연준이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1월 수입물가는 0.2% 하락했지만 예상치와 같았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오늘은 금리 전망과 함께 인플레이션, 증시 상황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서머스, 연준 브레이크 잘 듣지 않아”…“골드만·BofA, 연준 6월에도 금리인상 5.25~5.50% 간다”


우선 커지고 있는 금리 우려부터 살펴보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에 “연준이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노력해왔지만 브레이크가 크가 작동하는 것 같지 않다”며 “위험은 연준이 브레이크를 매우 매우 세게(very, very hard) 밟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소비자물가의 중앙값이 여전히 7%대이며 이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고 궁극적으로 완화하기 전에 0.25%포인트(p)의 금리인상을 얼마나 더할지에 대한 금융시장의 컨센서스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앞으로 몇 달 내 최종금리에 도달하지 않거나 0.25%p 이상, 더 세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서머스 전 장관은 3월에 0.5%p를 요구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니(Genie)를 붙잡아야 한다”며 “0.5%p 확률이 확실히 상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정책금리의 최종 높이와 속도, 두 가지가 이슈인데요. 모두가 연준의 더 많은 대응을 생각한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 전술이 약간 다릅니다.

1차로는 3월 FOMC에서 0.25%p냐 0.5%p냐, 최종금리가 5.00~5.25%냐 5.25~5.50%냐 정도로 볼 수 있는데요. 최종금리는 5.5%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 정도입니다. 전 연준 부의장 출신인 로저 퍼거슨은 “나는 지난 번 FOMC에서 0.25%p가 좋다고 봤고 3월도 0.25%p”라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최종금리(terminal rate)는 시장 생각보다 더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CME 페드워치상 6월 기준금리 전망치. CME 페드워치CME 페드워치상 6월 기준금리 전망치. CME 페드워치


연준 내에서도 추가 긴축에 대한 주문이 나왔습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에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훨씬 더 많은 진전을 보기 시작할 때가지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더 많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나는 앞으로 0.25%p 인상을 선호하는데 이는 데이터에 따라서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유연성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바킨은 전날 불러드의 0.5%p 발언과 확실히 대비되는데요.

정리하면, 3월 FOMC에서는 0.25%p를 중심으로 보면서 최종금리는 이제 5.25~5.50%는 기본 정도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게 좋겠습니다. 3월의 경우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대로 추가로 2월 고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봐야하고, 좁은 보폭이라는 0.25%p만의 장점이 있으며 불러드와 바킨의 생각이 다르듯 앞으로 매파와 비둘기파 대결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데이터에 따라서는 다시 브레이크를 꽉 밟을(0.5%p)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 되겠죠.

시장도 금리에 관한 한 더 움직이고 있습니다. 3월과 5월까지는 금리가 오른다고 보고, 6월이 관건인데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기준금리가 5.25~5.50%가 될 확률이 54.4%입니다. 지난 14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 이후 이 확률이 50% 정도까지 올랐다가 어제만 해도 44.9%까지 낮아졌었는데요. 이게 다시 10%p 가까이 급등한 겁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6월 0.25%p 인상 가능성을 추가해 최종금리 예상치를 5.25~5.50%로 높여잡았는데요. 골드만삭스는 “더 강한 성장과 강한 인플레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월 PCE 소비 1.3% 물가는 전월비 0.5% 전망”…BofA “상반기 노랜딩, 하반기 하드랜딩 가능성”


실제 견고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24일에도 확인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날 1월 개인소비지출(PCE)이 나오는데 일단 소비가 전월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 집계치 중앙값인데요. 모건스탠리는 1.2%, 소시에테 제네럴은 1.3%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ING는 따뜻했던 기온과 소비회복을 근거로 현재 최고치인 2.5%를 내놓은 상태인데요. 1월 소매판매가 강했던 만큼 개인소비지출도 지난해 12월(-0.2%)보다는 확연히 좋아질 겁니다.

반면 물가는 CPI처럼 반등세가 나타날 전망인데요. 1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로 지난해 12월(0.1%)보다 상승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년 대비로는 4.9%로 전달(5.0%)보다 소폭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CE는 1달 새 0.4% 늘어 지난해 12월(0.3%)보다 오름세가 커질 전망입니다. 전년 대비로는 4.3%로 0.1%p만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날 업데이트된 클리블랜드 연은의 PCE 나우캐스팅에 따르면 1월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42%, 전년 대비 4.91%로 예측됩니다. 근원 PCE는 각각 0.36%, 4.30%로 나오는데요. 23일로 예정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전망치가 20만 건이어서 탄탄한 고용과 그에 따른 견고한 인플레이션 스토리가 지속할 수 있겠습니다.

1월 개인소비 전망. 예상치 최고가 2.5%, 최저가 0.6%다. 블룸버그통신1월 개인소비 전망. 예상치 최고가 2.5%, 최저가 0.6%다. 블룸버그통신



이 같은 상황을 두고 BofA가 상반기는 노랜딩(no landing), 하반기에 하드랜딩(hard landing)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아직은 고용과 경제가 강하기에 당분간은 노랜딩으로 가겠지만 이 때문에 연준이 더 오래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하반기에 경착륙으로 간다는 주장입니다. 초강력 고용보고서에 연착륙 가능성이 급등했지만 CPI와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를 거치면서 한동안 지표가 좋게 나올 수 있겠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하드랜딩으로 갈 수 있다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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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경제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 타깃(2%)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꼭 침체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지속하다보면 침체에 빠질 확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죠.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경제를 부숴뜨리지(crushing) 않으면 인플레이션 타깃(2%)을 달성할 수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공급망 변화와 강한 노동시장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타깃을 3~4%로 해야 한다는 의미지만 당장 목표치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기에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크레이그 에를람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오래걸렸지만 투자자들의 영원한 긍정론이 PPI 수치에 마침내 흔들리고 있다”며 “소프트랜딩 얘기는 극도로 어렵고 앞으로의 길에는 요동칠 일이 많다”고 했는데요.

이날 나온 콘퍼런스보드의 선행지수(LEI·Leading Economic Indicator)가 1월에 -0.3%로 전달(-0.8%)에 이어 또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요. LEI는 3~6개월 뒤의 경제를 전망합니다. 1월 수치가 예상과 부합했고 전달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침체 우려가 있는 건데요. 아타만 오질디림 콘퍼런스 보드 시니어 디렉터는 “우리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상승하는 금리, 소비지출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것이 미국 경제를 2023년에 침체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증시, 연준 말 믿기 시작하면 수주 간 하락 가능성”…“S&P 3800까지 밀릴 수도 vs 3~5% 추가 하락 땐 저가매수 기회”


이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매트 매일리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만약 투자자들이 정말로 마침내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라는 연준의 주장을 믿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수주 동안 상당한 주가 하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이날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지만 금리 부분은 확실히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에서 강경한 발언이 나오고 0.5%p 인상 가능성 얘기가 나오는 것이 랠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했는데요.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달러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부담입니다. 이날 한때 달러인덱스가 104.65까지 치솟았는데요. 다시 104 선 밑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최근 5일세 상승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포레스터 크레디트 아그리콜 CIB의 선임 FX 전략가는 “매파들의 0.5%p 얘기는 미 단기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달러강세를 이끌고 있다”며 “미국의 강력한 경기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가 훨씬 높아져야 한다는 점을 마침내 깨닫게 했다”고 해석했는데요.

콘퍼런스보드의 선행지표 추이. 여전히 침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콘퍼런스보드의 선행지표 추이. 여전히 침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


그럼에도 단기 증시 전망은 갈립니다. BofA는 S&P500이 4200을 돌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3월8일 정도까지 3800선으로 밀릴 수 있다고 보는데요. 반면 웰스 파고는 S&P가 3~5% 정도 더 떨어지면 투자자들에게 저가 매수기회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S&P는 4079.09에 마감했는데요.

참고로 이날 현재 S&P500 기업 가운데 82%가 4분기 실적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중 68%의 기업이 월가의 어닝 전망치를 웃돌았는데 이는 5년 평균 77%보다 낮은데요. 65%의 업체는 매출 기대치를 뛰어넘었지만 이 또한 5년 평균(69%)을 하회합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더하면 4분기 이익은 1년 전보다 4.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입니다.

다음 주에도 굵직한 자료와 이벤트가 있는데요. 22일(수)에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오는데요. 금리인상폭을 두고 연준 내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인플레이션과 경기, 고용 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3일과 24일 있을 신규 실업수당 청구과 PCE 발표도 주목해야 하는데요.

기업 쪽에서는 21일에 공개될 월마트 실적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마트인 만큼 소비상황을 보여줄 수 있기에 월마트 실적에 따라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요.

데이터 의존도가 극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 우려가 커진 이후 주가하락에서 보호 받을 수 있는 풋옵션(Put Option)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지 시간으로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은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탄생일로 장이 쉽니다. 독자 분들도 한 박자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한국 시간 수요일 아침에 다시 뵙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방송됩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질의응답(Q&A)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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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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