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더 크고 화려하게" 경기 남부 백화점 격전

현백 판교 내달 해외 패션관 리뉴얼 오픈

에르메스 등 명품 입점 압구정 본점 수준

신세계 경기·롯데 동탄·갤러리아 광교 등

신규 오픈, 리뉴얼 주고받으며 경쟁 치열

판교·동탄·광교 고소득 오피스·주거 많아

연말 남부 최대 쇼핑몰 오픈에 전열 정비


젊은 고소득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면서 유통가의 ‘새 격전지’로 부상한 경기 남부가 올해 주요 백화점의 리뉴얼과 지역 최대 규모 대형 복합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세계(004170) 경기점(용인 죽전·2007년) 오픈 이후 AK플라자 수원점 증축·리뉴얼(2014년), 현대 판교점(2015년), 갤러리아 광교점(2020년), 롯데 동탄점(2021년) 등이 잇따라 들어선 가운데 지난해 개점 15년 만에 리뉴얼을 단행한 신세계에 이어 다음 달엔 현대 판교점이 서울 강남 수준으로 명품을 채운 해외 패션관을 공개한다. 올 연말 지역 최대 규모 복합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고객 이탈에 대비한 백화점 별 ‘사전 대응’이 연중 이어질 전망이라 1000만 인구의 경기 남부 전선을 둘러싼 유통가의 격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 판교점은 다음 달 31일 9개월의 리뉴얼을 마치고 2층 해외 패션관을 오픈한다. 약 2479㎡(750평)로 경기·인천 지역 백화점 최대 규모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메종마르지엘라,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이탈리아 럭셔리 패딩 에르노, 프랑스 명품 구두 크리스찬 루부탱 등 럭셔리 수입 브랜드가 새로 들어온다. 지난해 유치한 에르메스와 프레드, 반클리프앤아펠 등을 포함해 판교점은 총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추게 된다. 현대백화점(069960) 관계자는 “이 같은 명품 규모는 서울 강남 지역에 위치한 압구정 본점(76개)·무역센터점(82개)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중엔 구찌·톰포드 등 명품 남성 브랜드와 영국 주얼리 그라프 매장도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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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판교점의 대대적인 변화는 판교 밸리의 대면 근무 재개와 신사옥 입주 등 주변 상권 활성화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부터 판교점 반경 4㎞ 이내에 네이버, 카카오, HD현대, 현대제철 등 대기업 신사옥 입주 및 이전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고, 재택 근무 종료로 유동 인구가 늘어 점포 운영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판교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1% 신장한 1조 4532억 원으로 전국 백화점 점포 중 5위였다.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직장인 멤버십 ‘클럽프렌즈’의 판교점 전용 혜택을 크게 늘려 구매력 높은 고소득의 오피스·주거 인구를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차준환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은 “앞으로도 2025년까지 예정된 리빌딩 프로젝트를 통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명품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롯데 동탄 신규 오픈에 이어 지난해 신세계 그리고 올해 현대가 대대적인 리뉴얼로 브랜드를 강화하며 자웅을 겨루는 것은 그만큼 경기 남부의 소비력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경기 남부 거주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인데다 현대와 신세계, 롯데, 갤러리아가 점포를 둔 판교, 죽전, 동탄, 광교는 인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고소득 직장인과 신도시 거주 젊은 부모들이 많다. 남북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현대 판교점과 롯데 동탄점 간 거리(25㎞)가 차량으로 30~4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정도라 각 점포가 충분히 서로를 대체할 수 있는 광역 상권이다. 여기에 올 12월 경기 남부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수원’이 문을 열어 수원은 물론 서울·경기 등 인접 지역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객 이탈에 대비한 전열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에서 지난해 신세계 경기점이 리뉴얼 오픈으로 낡은 이미지를 벗었고, 현대 판교점은 지난해 에르메스 매장 오픈과 올해 해외패션관 리뉴얼을 대대적으로 띄우며 고객 잡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 광교도 남성 명품과 프리미엄 가전 강화 등 상품군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며 롯데 동탄도 부분 새단장을 계획하고 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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