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4월 시행 예정인 마일리지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한다. 정부와 정치권, 공정위까지 새로운 마일리지 개편에 다소 문제가 있다며 공세에 나서자 한 발 물러섰다.
대한항공은 20일 “현재 마일리지 관련해 제기되는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운항 거리 비례 마일리지 공제 △마일리지 적립률 차등 등 4월부터 새로운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었다. 장거리 노선 마일리지 혜택은 축소되고 중단거리 마일리지 혜택은 늘어난다. 다만 장거리 노선 중심인 대한항공의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실이 더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대한항공의 새로운 마일리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마일리지 개편안이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고 가르치는 자세는 틀렸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소비자 단체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손을 볼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움직이고 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아직 결합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만 하고 있고 개편안 관련해서는 2021년 4월 개편안을 시행하는 것으로 했다가 올 4월로 연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업결합 이후 독점이 강화된 부분까지도 승인했다면 소비자 후생 저해 부분을 감시해야 한다”고 한 질의에 한 의원장은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이 후퇴하면 자연스럽게 부채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안에 따르면 장거리 혜택 축소로 부채 비율이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대한항공의 2019년 이연수익(마일리지 부채)은 2조 4254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 6830억 원으로 2600억 원 가량 상승했다. 코로나19 기간 여객이 중단되면서 마일리지 사용도 대폭 줄어 부채가 올랐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57%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마일리지 정책의 실제 효과는 부채 감소”라며 “새로운 마일리지안이 축소되면 부채 절감 효과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