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유연탄값 급락에도 마르지 않는 시멘트 '눈물'

건설경기 악화에 전기료 인상 악재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시멘트 업체들이 올해도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연탄 시세가 치솟으며 큰 충격을 입었던 시멘트 업체들은 올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건설 경기 악화와 전기료 인상 등의 또 다른 악재를 맞딱뜨리는 양상이다.

쌍용C&E 동해공장. 사진 제공=쌍용C&E쌍용C&E 동해공장. 사진 제공=쌍용C&E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멘트 업체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냈다. 업계 1위 쌍용C&E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220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2%나 이익이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도 작년 영업이익이 11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 역성장했다.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폭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원가의 약 30% 수준을 차지하는 유연탄의 1톤당 가격은 지난해 초 175달러 수준에 8월 사상 최고치인 460달러까지 치솟았다. 작년 연말 약 400달러 수준으로 다소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업체들은 유연탄 가격에 대한 극심한 부담감을 토로했었다.



다만 올해들어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유연탄 값이 급격히 빠지는 등 영업환경 변화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올해 초 400달러 수준이던 유연탄 가격은 167.50달러까지 내려왔다. 약 2개월 간 58.1%나 가격이 빠진 것이다. 유럽의 이상고온으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가격이 급락 중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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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이 싹트기도 전에 새로운 압박들이 생겨나며 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기요금은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전기료 또한 시멘트 생산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데 현재 정부는 누적된 한국전력의 적자를 줄이겠다며 올해 1킬로와트(kWh)당 가격을 51.6원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계획이 현실화 될 경우 업체들은 또 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쌍용C&E의 재무 분야를 총괄하는 김두만 부사장은 “전기료 인상이 정부 방침대로 실행되면 ‘가격 인상을 할지도 모른다’가 아니고 ‘가격 인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만큼 전기료 인상의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가격 인상에 들어갈 경우 레미콘 업체와의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시멘트 업체들이 연쇄 가격 인상에 들어가자 중소 레미콘 업체들은 크게 반발하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싸늘해진 건설 경기 또한 가장 우려되는 요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 수주 규모는 206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7.5% 감소한 수준이다. 결국 공사가 줄어들면 시멘트 수요 자체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수요 감소와 전력비의 추가 상승이 예상돼 내부적으로는 국내 판매량이 작년 대비 한자릿수 비율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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