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굿바이 '타임'…전자담배로 세대교체 속도

◆KT&G, 출시 23년만에 발주 중단

타임리스 타임 지난해 생산 멈춰

작년 AI형 차세대 전자담배 선봬

2025년까지 매출 비중 50% 도전

KT&G가 2000년 출시한 ‘타임리스 타임’KT&G가 2000년 출시한 ‘타임리스 타임’




담배 케이스에 한 편의 시를 담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KT&G의 일반 담배 ‘타임리스 타임’이 23년 만에 시장에서 사라진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무난한 맛으로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했지만 여러 차례 부침 끝에 결국 밀려났다. 타임의 단종은 새해 벽두부터 주요 담배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전자담배 신제품을 내놓는 분위기와도 대비 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선진국 중심으로 담배 시장이 전자 담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KT&G 역시 전자 담배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달 들어 ‘타임리스 타임’의 주문 발주를 중단했다. KT&G는 지난해 타임 시리즈의 생산을 멈췄으며, 현재 ‘타임리스 타임 미드’만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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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의 타임리스 타임은 2000년 출시돼 중년층의 고정적인 수요가 이어졌다. 이어 4년 뒤 니코틴 함량이 낮은 담배들이 각광을 받으며 기존의 타임(0.5㎎)보다 다소 낮은 ‘타임리스 타임 미드(0.35㎎)’가 탄생했다. 하지만 KT&G가 최근 궐련 담배 라인 재정비에 나서며 타임리스 타임의 생산을 멈췄다. 전세계적으로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패러다임이 넘어가고 있는 만큼 전열을 재정비 하겠다는 의도다. KT&G는 2년 전부터 보헴 시가 슬림핏 스키니, 보헴 파이프 발렌티에 이어 심플에이스5, 아프리카 아이스 쿨라, 레종 프렌치 라인 등 일반 담배 라인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담배 매대 중 60% 가량을 KT&G가 차지하고 있는데 전자담배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반담배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포트폴리오 정비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KT&G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릴 에이블’./사진제공=KT&GKT&G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릴 에이블’./사진제공=KT&G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담배 중 전자담배 판매 비중은 2017년 2%에서 지난해 말 15%까지 높아졌다.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KT&G에게 1위 자리를 내준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지난해 말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에 이어 3개월 만에 ‘아이코스 일루마 원’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전자담배 3위 업체인 BAT로스만스도 이달 신제품을 ‘글로(glo) 하이퍼 X2’를 공식 출시하며 시동을 걸었다.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한 가운데 KT&G는 지난해 말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차세대 전자담배를 출시하며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4년 만에 신제품을 출시한 KT&G는 지난해 국내외 전자담배의 급속한 성장세와 해외 일반 담배 매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KT&G는 지난해 매출이 5조 856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전자 담배 사업 매출은 87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74% 증가했다.

KT&G는 2025년까지 전자담배 매출을 5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손잡고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15년 간 판매할 수 있는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T&G관계자는 “운영할 수 있는 브랜드 수량에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요가 없는 상품들을 재조정하고 있다”며 “전통형 궐련담배에서 발생한 이익을 전자담배와 건기식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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