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완성 단계”라고 보고했다. 군 당국은 핵탄두 소형화·경량화를 위해 핵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3번 갱도에서 핵실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존엄은 굶어 죽어도 버릴 수 없는 목숨 같은 것”이라며 식량난을 감수하고서라도 핵·미사일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정보본부 업무 보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군 당국은 핵실험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풍계리 3번 갱도는 소형·대형 핵실험이 모두 가능할 정도로 완성된 상황”이라며 “4번 갱도의 경우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3번 갱도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0일 “존엄과 영광은 우리 인민에게 있어 수백만 톤의 쌀이나 억만금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목숨과 같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군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춘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유 의원은 “북한이 지금까지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하지 않았지만 능력은 다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미 압박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상 각도 발사 ‘타임 라인’을 준비 중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유 의원은 “군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까지 발사를 지시한 군사 정찰위성의 발사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 격추해 논란이 됐던 중국발 정찰풍선의 경우 군 당국은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군 당국에 따르면 해당 풍선은 중국 하이난 지역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풍선이 편서풍대를 따라 이동하므로 (한반도가 아니라) 일본 남쪽 해역을 지나 태평양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