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中 1% 성장해도 韓은 0.1% ↑"…리오프닝엔 보수적 접근

[기준금리 3.5% 동결]

■ 중국발 훈풍에 신중론 피력

소비재 중심 회복에 효과 떨어져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긍정 요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과거 중국 경제가 1% 성장하면 한국도 0.2~0.25% 올랐는데 이제는 그 효과가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갈수록 격화하는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수출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데다 중국 경제 회복이 소비재 위주로 이뤄질 경우 중간재 공급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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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많은 기관들이 지난해 3% 성장에 그친 중국 경제가 올해는 5%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의 상향 조정은 분명 우리에게 긍정적 효과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과 중국의 성장 구조 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 경제 성장의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중국이 우리 반도체 수출의 55%를 담당하지만 최근 미국과 함께하는 ‘칩4 동맹(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협력체)’ 등의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또 과거와 달리 중국 경제가 수출이나 투자가 아닌 소비재 중심으로 회복된다면 중간재를 많이 공급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예전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총재는 “이번 내부 전망에 중국의 영향을 매우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리오프닝 이후 국내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경우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표했다. 이 총재는 “과거 한 해 평균 600만 명 수준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코로나 이후 20만 명으로 급감한 상태”라며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 규모에 따라 긍정적 효과가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중국 경제 회복이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경우 국내 물가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2분기 이후 상황을 좀 더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총재는 1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과거 중국의 낮은 임금을 기초로 우리가 중간재를 수출한 뒤 최종재도 수출해왔는데 중국 내 임금이 오르고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생겼다”며 “과거 20년간 중국 특혜를 누렸던 것에서 벗어나 대중 의존도를 줄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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