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 수영 못해요"…다리 위 '극단 선택 남성' 껴안아 살린 시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낙동강 다리 위에 올라가 극단 선택을 하려던 남성을 구한 한 시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시민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남성을 껴안은 팔을 풀지 않았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연히 한 분을 살리게 됐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북 구미에서 중학교 3학년 아들과 살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같은 날 오후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이 보이는 인동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좋지 않은 표정으로 서 있는 남성을 봤고 표정이 심상치 않아 자전거를 세우고 아들에게 ‘신고하자’고 제안하며 112에 전화를 걸었다. A씨가 ‘순찰대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경찰에 말하는 순간 해당 남성은 다리 난간 위로 올라가 양팔을 벌리고 섰다.



놀란 A씨는 달려가 까치발을 든 채 남성의 몸을 뒤에서 껴안았다. A씨는 “아저씨 이러시면 안 된다. 대화하자”고 말을 걸며 “대화 조금만 하고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나 수영 못 한다”라고 재차 외쳤다.

관련기사



A씨가 안고 있던 남성은 “나 혼자 죽으면 되는데 같이 죽는다. 놓아라”라고 울면서 말했다. 하지만 A씨는 “ 저 죽기 싫고, 아들도 보고 있으니까 힘 빼고 대화하자”며 남성을 설득했다. 그러자 난간 위에 서 있던 남성이 다리 힘을 풀었고, A씨는 남성을 안은 상태로 바닥에 넘어졌다.

A씨는 “아들이 경찰 전화를 계속 들고 있었고, 그분은 내려오고 나서도 계속 울면서 개인적인 상황을 하소연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여전히 남성을 껴안은 채였다.

경찰과 구조대원이 도착한 후 남성을 무사히 인계한 A씨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A씨는 “경찰들과 구조대원들이 빨리 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들이 많이 놀란 것 같아서 괜찮다고 달랬지만, 저도 많이 놀랐고 위험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다들 힘든 시기에 안 좋은 생각, 위험한 선택은 안 하셨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글을 작성했다”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유진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