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3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 행사를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선택적 정의나 사법처리가 우리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쿠데타 등 폭력에 의해 무너졌지만 이제는 민주주의가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무너진다고 한다"며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됐다고들 한다"고 언급했다.
하버드 대학 두 명의 정치학자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질문과 같은 제목의 책에서 두가지 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김 지사는 "첫째로 생각이 다른 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탄압해 없애려 하는 정치집단 간 '상호 관용'이 없기 때문이다"며 "딱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지사는 “'자제하지 않는 권력의 행사'에 주목한다”며 "법 집행 등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권력을 남용하는 것, 태평양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라고 반문했다.
이는 검찰이 연이틀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함부로 권력을 휘둘러서는 안된다"며 "그것이 지금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경기도청 경제부지사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소통협치과와 기획담당관, 법무담당관실 등도 수색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정 열린회의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7월 부임했는데, 제 방과 컴퓨터를 압수수색한 것을 보고 국민으로부터 어떻게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영장은 자판기가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