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은행 업계 3위 토스뱅크가 약 3000억원의 외부 투자금을 유치한다. 내년부터 은행의 자본건전성 규제인 바젤Ⅲ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선제적인 자본 확충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외부 투자자 유치를 위한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토스뱅크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투자자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15%를 취득할 예정이다.
현재 토스뱅크의 최대주주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지분율 34%)다.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한 결과, 현재 이랜드월드(10%), 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003530)(10%), 중소기업중앙회(10%),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6.67%) 등 11곳의 회사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토스뱅크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323410)에 이어 2021년 10월 세번째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출범 당시 타 은행보다 높은 2%금리의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첫날 가입자 수가 12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신 영업의 경우 몰려든 수요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로 중단되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초 여신을 재개한 후 중·저신용자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며 다시 성장세를 잇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7번째 자본확충으로 2500억원으로 출발한 회사의 자본금은 현재 1조4500억원까지 늘어났다. 토스뱅크는 2025년까지 약 1조원을 증자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섰다.
토스뱅크가 이처럼 단기간에 자본금을 확대하는 것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바젤III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서다. 현행 규정상 바젤III를 적용받는 은행은 총자본비율 10.5%, 기본자본비율 8.5%, 보통주자본비율 7%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의 특례법에 따라 토스뱅크는 신규 인가 3년 차인 올해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만 유지하면 되는 바젤I 규제를 적용받는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높을수록 재무구조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BIS 비율이 낮아진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의 가계 대출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40.4%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위험도가 큰 여신 비중이 높아지면서 BIS 비율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2021년 12월 말 36.71%였던 BIS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1.35%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토스뱅크는 외형 확장을 위해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44%까지 늘릴 계획이다. 자본규제에 맞추면서도 수익을 높이려면 더 많은 자본이 받쳐줘야 한다.
토스뱅크의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외부 자본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 7월 3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책정된 회사의 기업가치는 8조5000억원이었다. 토스뱅크가 희망하는 기업가치 2조원은 동종업계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에 약 2배의 주가순자산배수(PBR)가 적용된 것을 감안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말 8203억원이었던 토스뱅크의 순자산은 최근 1조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