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042660)이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인재를 잡기 위해 팔을 걷었다. 지방 근무를 꺼리는 젊은 인재들을 위해 설계·사무직 인력의 서울 근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선 업종의 극심한 인력난 속에 조선 3사들의 연구개발(R&D) 인력 쟁탈전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7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글로벌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한 후 거제 옥포조선소에 있는 일부 설계·사무 직군의 근무지를 서울 대우조선해양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친환경-탈탄소 선박 등 차세대 제품 R&D 담당이 우선 서울에서 근무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현재 조선 업계에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좋은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업계를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서울 근무지 확보는 지방 근무 기피 현상에 따른 고육책이다. 최근 우수 인재들은 연봉을 조금 덜 받더라도 서울이나 대도시 중심으로 근무지를 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에 본사가 위치한 조선 업계에서는 공통적인 고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핵심 인력들을 붙잡아 두겠다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설계·R&D 인력은 6519명으로 2015년 2만 415명 대비 68% 감소했다. 또 협회 보고서를 보면 같은 기간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고 조선 업계에 취업한 사람은 930명 중 22% 수준인 202명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단순히 근무지 뿐 아니라 급여 등 각종 처우에서도 인력 쟁탈전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로 인수된 후 본격적으로 급여나 복지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조선 수주는 역대 최대급이지만 생산이나 R&D 인력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당장의 인력 확보를 위해서 타사 인력을 빼올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최고 수준의 급여 조건과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경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