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타벅스도, 랄프로렌도 '이 곳'으로…"소비 회복 기대감 ↑"

美 기업들, 미-중 갈등에도 중국 사업 확대

스타벅스, 2025년까지 매장 3000곳 신설

맥도날드,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점포 확장

팬데믹 완화 따른 중국 소비 회복 기대감

첨단기술 규제 영향서 자유로운 영향도

지난달 8일 중국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출구로 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지난달 8일 중국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출구로 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중 갈등이 날로 고조되고 있지만 미국 소비재 기업들 사이에서는 중국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약 14억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소비 시장이 팬데믹 완화에 힘입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국 규제가 주로 첨단 및 안보기술을 겨냥하고 있어 소비재 기업은 운신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굵직한 식품?의류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 스타벅스는 현재 6000개 수준인 중국 매장을 2025년까지 90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매장 매출이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42%, 올해 1월에 1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성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올 봄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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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전문업체 맥도날드는 지난해 중국에서 700개의 신규 매장을 낸 데 이어 올해도 900개의 점포를 열기로 했다.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지난달 스팸 제조사 호멜이 상하이 외곽에 1460만 달러를 들여 새 공장을 건설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은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는 신규 공장 6곳 중 절반이 중국 소재라고 밝혔다.

식품업체만이 아니다. 페트리체 로우브 랄프로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전세계에 55개의 신규 점포를 냈는데 대부분이 중국 매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전과 청두에는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냈다. 의류 브랜드 코치의 모회사인 태피스트리는 올해 예상 지출액(3억 2500만 달러) 중 절반 가량을 중국 내 신규 점포 개설 및 보수에 투입할 예정이다.

일련의 투자는 중국의 경제, 특히 소비 부문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5.2%에서 5.5%로 올려 잡으며 소비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소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해 1월 52.9를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3월 1일 발표되는 2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도 시장 예상치(54.1)대로 1월 수치를 상회하면 중국의 소비 회복세가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소비재 분야가 양국 간 ‘규제 싸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엔 중국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자본 투자를 규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첨단기술?안보 산업에 적용되는 내용이어서 소비재 기업과는 관련성이 높지 않다. 중국 정부도 최근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도 이 조치가 중국에 진출한 다른 외국 기업들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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