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오히려 가계대출금리는 소폭 떨어지면서 2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불안했던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지표금리가 떨어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5.46%로 전월 대비 0.1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가계대출금리는 5.60%에서 5.47%로 0.13%포인트 내리면서 2021년 6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만큼 이번 금리 인상기 들어 첫 가계대출금리 하락이다. 기업대출금리도 5.56%에서 5.47%로 0.09%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대출금리가 하락한 것은 일반신용대출금리와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일제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신용대출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해 말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준수를 위해 대출 비중을 확대하던 것을 멈추면서 0.76%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금리도 안심전환대출 취급 등으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지표금리가 내리면서 대출금리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11월 자금시장 불안이 개선되면서 지표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축성수신금리는 3.83%로 전월 대비 0.39%포인트나 급락했다. 두 달 연속 하락이다. 순수저축성예금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0.42%포인트 떨어졌고, 시장형금융상품도 금융채를 중심으로 0.27%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수신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예대금리차는 1.63%포인트로 한 달 만에 확대 전환했다. 박 팀장은 “수신금리에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물 수신 비중이 커졌고, 대출금리는 기업에서 1년 미만 대출 비중이 축소됐다”라며 “가계대출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대출금리 하락 폭이 수신금리 하락 폭보다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