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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상륙 EQT파트너스 "주주 행동주의, 사모펀드에 기회 열어…올해 아시아 6조원 이상 투자할 것"[시그널]

"기업 가치 평균 회복…올해 투자 최적기"

"친환경·디지털 전환하려는 인프라에 민간 투자 필요"

글로벌 대체투자 회장·아시아 사모투자 대표 인터뷰

(오른쪽)레나르트 블레처 EQT 실물자산부분 회장과 장 에리크 살라타 EQT 아시아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EQT 파트너스 코리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성형주 기자(오른쪽)레나르트 블레처 EQT 실물자산부분 회장과 장 에리크 살라타 EQT 아시아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EQT 파트너스 코리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성형주 기자




"주주 행동주의는 더 많은 기업들이 사모펀드(PEF) 방식의 거래를 고려하게 할테니 굉장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장 에리크살라타 EQT아시아 대표)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만든 유럽 최대 PEF운용사 EQT파트너스의 레나르트블레처(Lennart Blecher) 실물자산부문 회장과 장 에리크 살라타 EQT 아시아 대표는 지난달21일 서울 중구 EQT파트너스 코리아 사무실에서 서울경제 시그널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1994년 설립한 EQT파트너스는 5년간 자금 모집액 기준 세계 세 번째 규모일 정도로 최근까지 성장세가 두드러진 운용사다. EQT파트너스 설립 때부터 합류한 레나르트블레처 회장은 이전에는 발렌베리가 보유한 ABB그룹을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서 다양한 투자를 담당했다. 장 에리크 살라타 대표는 EQT파트너스가 지난해 인수한 PEF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에서 경영권 거래를 총괄했다. 레나르트블레처 회장이 EQT의 전 세계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를 이끌고 있다면 장 에리크 살라타 대표는 아시아에서 기업 사모투자를 책임지고 있다.

장 에리크살라타 대표는 “EQT는 적대적 인수 자체에 전혀 참여하지 않지만, 행동주의 주주는 기업 경영진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한다”면서 “이런 추세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아예 상장하지 않거나 상장을 폐지하거나, 혹은 부실하거나 핵심 역량에서 벗어난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매각하는 사모펀드식 거래를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그는 "주주 행동주의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이어진 움직임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등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동향은 EQT를 비롯한 대형 운용사에게 아시아 시장 진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의 공격을 받은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가 또 다른 PEF인 유니슨컨소시엄에 기업을 매각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EQT 역시 아시아 투자의 기회를 잡기 위해 이달 21일 서울 사무소를 개소하는 동시에 SK그룹의 보안회사 SK쉴더스에 통큰 투자를 단행했다. 서울 사무소에는 20명 이상의 투자 전문가가 합류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중순엔 글로벌 PEF 베어링PEA을 68억 유로(약 9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SK스퀘어에 따르면 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지분 전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신주를 취득해 SK쉴더스의 최대주주(68%)가 된다.



SK스퀘어는 기존 SK쉴더스 지분(63.1%) 중 31.1%를 EQT에 넘기며 32%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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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는 최근 112억 달러(약 14조 7616억 원) 규모의 아시아 최대 규모 펀드도 조성했다. 레나르트 블레처 회장은 "아시아 펀드 미소진 자금은 조 단위에 달한다"라며 "대기업과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EQT가 아시아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다른 글로벌 PEF처럼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다. 장에리크살라타 대표는 “EQT는 지난 25년간 아시아 각국에 직접 진출해 현지인처럼 생각을 하면서 투자해왔다”면서 “해외에서 고위 임원이 원격 조종하듯이 투자하는 경쟁 PEF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EQT는 특히 오너기업에서 출발한 PEF임을 내세워 각국 인프라 기업과 투자 관계를 맺고 있다. 레나트 블레처 회장은 “EQT를 설립한 발렌베리 가문은 1856년부터 5세대에 걸쳐 ABB, 에릭슨 같은 다국적 기업 대주주로서 지위를 지켜왔고, EQT에는 에너지, 운송, 통신, 광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50~60년간 종사한 전문가가 많다”면서 “산업과 기업 운용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각국에서 다양한 기업과 돈독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금융에 중점을 두는 경쟁사보다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QT가 중점을 두는 인프라 산업 중 에너지, 상수도, 통신 등은 공공재 성격을 띄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글로벌 PEF의 투자가 어려운 분야다. 이들은 전문성과 막대한 자금력으로 이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레나트 블래처 회장은 “EQT는 인프라 분야에 최고의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공공부문에 맡겼을 때보다 훨신 효율성을 보여줬다”면서 “EQT는 800~900명 규모 산업 전문가들이 경영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현재 에너지 분야를 예를 들면 전세계는 친환경,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수천조원의 자금이 필요하고 이것은 세금으로 감당할 수 없다”면서 “결국 공공부분에 대한 민간 투자는 필연적”이라고 덧붙였다.

EQT는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투자가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에릭 살라타 대표는 "2021년부터 최대 18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저금리 기조로 시장 내 자산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거품이 발생했다"며 "최근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입장차가 생겼지만, 오히려 기업 가치가 평균 수준으로 회복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EQT는 현재 50억 달러(약 6조 5845억 원) 규모의 거래를 앞두고 있으며, 이 중 상당 거래가 진전된 상황"이라며 "과거 12개월동안 생긴 거품이 20% 하락하며 평균적인 기업가치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레나트 블레처 회장은 "인프라와 부동산 부문은 필수불가결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등이 있더라도 투자금 조달 측면에서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임세원 기자·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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