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뀌면서 의료용품 무역적자가 폭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3분의 1로 줄었던 무역적자가 2년 연속 ‘더블링’하면서 지난해 적자 규모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커졌다. K-진단키트 수출 감소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트 신약을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 구조적 문제에 따른 무역수지 부침은 지속될 전망이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 31억 7106만 달러 적자였던 의료용품(HS30) 무역수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 10억 9344만 1000달러 적자로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사람의 피와 일부 진단 시약 면역물품, 백신 등이 포함된 HS3002의 무역수지 흑자는 3억 1922만 2000달러에서 25억 8648만 7000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K-진단키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HS3002 무역수지 흑자는 2021년 22억 4745만 9000달러로 소폭 줄어들고 2022년 6억 3219만 3000달러로 급감했다. 이와 맞물려 HS3002를 포함한 의료용품의 무역수지 적자는 2021년 20억 1166만 7000달러, 2022년 43억 6336만 5000달러로 커졌다.
코로나19 치료제와 원료 의약품 등의 수입 증가도 무역수지 적자 확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의약품(HS3003·3004)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31억 7217만 2000달러 △2020년 33억 1995만 3000달러 △2021년 39억 3528만 2000달러 △2022년 46억 8023만 달러로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최근 수년간 진단키트 업계가 호황을 누렸지만 코로나19 특수는 이제 끝났다”며 “진단 키트 제품 고도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원료 의약품의 국산 대체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용품 무역적자는 앞으로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