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심근경색 예측에 노인 돌봄까지…건강 도우미 된 AI

[잇트렌드] 헬스케어에 꽂힌 네카오   

2025년 시장 규모 870조 전망에

카카오, 심장질환 알리는 SW 개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도 출시

네이버는 어르신 위한 케어콜 운영

스마트 병원사업 등 적극 투자도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연구개발(R&D)과 투자 확대에 나섰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인데다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어 글로벌 빅테크들도 일찌감치 뛰어들어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선 가운데 빅테크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상용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035720)헬스케어는 서울아산병원과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SW)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응급실이나 심장내과병동에 입원한 심혈관 질환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1년 이내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한다. 앞서 카카오헬스케어는 올 1월 해당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라인웍스를 합병한 바 있다.




아울러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의료기관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료 효율성을 개선하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기준 23개 대형병원·스타트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의료정보 시스템 기업인 이지케어텍의 지분 6.57%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등과 AI를 기반으로 ‘인간전장유전체’를 분석해 소아희귀질환의 진단과 예방을 지원하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올해 상반기 의료 현장에서 의사를 보조해 판독문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의료용 AI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스타트업 투자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는 루닛(328130)·세나클소프트·에이슬립 등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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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AI 사업 법인인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로바 케어콜’을 운영하고 있다. 또 대형병원과 손잡고 스마트 병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형병원 20곳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태국 라마9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해외 파트너도 확보했다. 신사옥 ‘1784’에 마련된 사내병원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았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양성 조직 D2SF는 가지랩·포리딕티브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 자회사 핏빗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 알파벳 자회사인 베릴리는 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예방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헬스케어 특화 클라우드를 출시해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또 올 1월에는 헬스케어 AI기업 페이지와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빅테크가 이처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750억 달러(약 232조 원)에서 2025년 6570억 달러(87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빅테크들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커머스 등 기존 사업을 대체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를 지목하고 기술 개발과 함께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10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 AI와 헬스케어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테크들은 이처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헬스케어 시장을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 기술력을 무기로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인용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테크 기업들은 IT 분야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기존에 폭넓게 구축해 놓은 시장 기반과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처리기술 등을 활용해 건강관리와 예방의료 분야 등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빅테크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상용화에 성공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시장 진입을 시도한 이동통신사도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017670)이 2020년 사모펀드운용사와 설립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KT(030200)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케어몬’ 베타테스트가 종료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식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영입해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업과 함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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