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18세”(18 til I die)를 30대 후반이던 1996년에 외치던 록스타는 어느덧 6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더욱 불타올랐고, 그 열정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폭풍 같은 목소리와 기타 속주는 여전히 18세 같았다. 29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브라이언 아담스는 1500명의 팬들 앞에서 록이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는 캐나다의 록스타이자 캐나다 음악 명예의 전당 입성자, 누적 앨범 판매량 1억 장을 돌파한 아이콘이자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브라이언 아담스의 내한 공연이 열렸다. 그의 내한 공연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30여년 만에 서울을 찾은 것에 대해 변명할 말이 없다”며 “대신 오늘 밤 여러분들을 위한 음악을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거장의 노익장은 놀라웠다. 첫 곡 ‘킥 애스’부터 강렬한 로큰롤 리듬을 선보였다. 1980~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력은 전혀 퇴보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가 추가돼 더욱 듣기 좋은 음악을 팬들에게 들려줬다. 기타 솔로 부분에서는 기타를 한 바퀴 돌리는 멋진 퍼포먼스도 보여줘 관객을 환호케 했다.
이날 관객석은 대부분 중·장년층과 외국인으로 채워졌지만 열기는 젊은이들에 못지 않았다. 올드 팬들은 마치 자신들도 청춘으로 돌아간 듯 ‘헤븐’ ‘썸바디’ 등의 히트곡들을 모두 따라 불렀다. ‘샤인 어 라이트’에서는 제목처럼 휴대폰 플래시를 모두 키며 브라이언 아담스를 위한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빠른 템포의 곡 뿐 아니라 ‘웬 유아 곤’ ‘히어 아이 앰’ ‘스트레이트 프롬 유어 하터’ ‘올 포 러브’와 같은 어쿠스틱 넘버를 부르며 팬들을 감성의 향연 속으로 빠트리기도 했다.
‘고 다운 록킹’에서 브라이언 아담스는 팬들의 떼창을 유도하기도 했다. ‘유 빌롱 투 미’와 ‘백 투 유’에서는 멋진 춤 실력도 선보였고, 팬들 역시 흥겨운 춤을 선보였다. 히트곡 ‘서머 오브 69'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120분간의 공연을 쉬지 않고 진행했음에도 지치는 기색 하나 없었다. 그는 앵콜을 하며 팬들에게 “다음에 올 때는 30년 만이 아닐 것”이라며 “다음에 올 때는 한국어도 준비해 오겠다”고 또 한국을 찾을 것임을 팬들에게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