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부흥을 이끌고 있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이 SK온이 포드와 합작해 짓고 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기지를 찾아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교통부 장관으로 미국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부티지지가 국내 배터리사의 미국 합작공장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K배터리의 위상이 북미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티지지 장관은 3일(현지 시간)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블루오벌SK 켄터키’의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한 블루오벌SK 대표, 리사 드레이크 포드 전기차 산업화 부사장 등 SK온·포드 관계자들과 제프 노엘 켄터키주 경제부 장관 등 주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제조시설 중 하나가 된다”며 “여기 근로자들은 단순히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살림·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켄터키주·SK·포드와 같은 파트너들이 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역대 최연소인 39세의 나이로 교통부 장관에 올랐다. 취임 후 충전 인프라 확장 등 미국 전기차 시장 활성화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부티지지 장관의 이번 방문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북미 지역에서 높아진 K배터리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SK온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등 국내 배터리사들은 GM·포드·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과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IRA 시행으로 향후 한미 간 배터리 동맹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티지지 장관이 방문한 ‘블루오벌SK 켄터키’는 한국의 대표 배터리 기업인 SK온과 미국의 완성차 기업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가 짓고 있는 배터리 캠퍼스 중 하나다. 628만㎡(190만 평) 부지에 연산 4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2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 규모 86GWh는 미국 단일 부지내 최대 배터리 생산 규모다. 이는 105KWh 배터리를 탑재한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연간 약 82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1공장은 완공되면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과정을 거쳐 2025년에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공장은 2026년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포드·링컨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