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번 주 회동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유럽 측의 우려를 해소하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산 광물과 배터리 부품도 미국의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양측이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일(현지 시간) EU는 북미 순방에 나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8일 미 워싱턴에 도착해 10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EU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유럽산 광물, 배터리 부품도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협정과 관련한 원칙적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 EU도 IRA 적용 시 ‘자유무역협정(FTA) 유사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방미에 맞춰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IRA에는 북미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EU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IRA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돼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전날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도 트위터를 통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화상으로 IRA에 관한 ‘건설적 회의’를 했다면서 “IRA에 대한 EU의 우려와 원자재와 관련해 EU가 특별 지위(privileged status)를 확보하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특별 지위’ 역시 유럽산 배터리 광물도 FTA 체결국과 동일하게 간주되는 방안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 회동의 또 다른 초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중국의 군사 지원 가능성과 이에 대한 향후 대응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낸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중국에 의해 제기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포함해 다른 국제 안보 도전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