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남중국해 영토를 두고 분쟁 중인 필리핀 정부가 중국의 해역 침범 의혹을 또 한 번 제기했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중국 함정과 해안경비정 등 중국 선박 42척이 전날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부근을 항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에는 민병대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도 있었다. 티투섬은 필리핀의 서쪽 끝에 있는 팔라완 주에서 서쪽으로 약 480㎞ 떨어진 곳으로 현재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에서 군사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안경비대는 “중국은 무해통항권(다른 나라의 질서와 안전을 해치치 않을 시 해당 국가의 영해를 통과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속적이고 노골적으로 필리핀의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중국해 지역에서 필리핀과 중국의 긴장은 최근 들어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남중국해 내 적대 행위에 대해 최소 77건의 외교적 항의를 했다. 지난달 6일에는 중국 함정이 남중국해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해 레이저를 쏴 마르코스 대통령이 주필리핀 중국 대사를 초치하기도 했다. 이후 필리핀은 중국 견제 차원에서 미국과 공동 해상 순찰을 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