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000990)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를 자회사로 떼어내며 ‘순수 파운드리 기업’이 되기 위한 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한다. 분할 방식은 물적 분할로, 파운드리 부문은 존속회사로 남고 브랜드 사업 본부는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식이다.
DB하이텍은 7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설계 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의결했다. 이번 물적 분할을 통해 분사되는 신설 법인의 사명은 ‘DB 팹리스(가칭)’이다.
회사 측은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설계 사업을 병행하며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고객들과의 이해 상충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파운드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 실적 개선에 나서기로 뜻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사 방식으로 물적 분할을 택한 배경에 대해서는 “신설 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면 신설 법인의 실적을 모두 반영 받게 돼 분사에 따른 매출 감소가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존 브랜드 사업으로 인해 진출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설 법인이 반도체 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파운드리 역량을 갖춘 DB하이텍을 모회사로 둠으로써 안정적인 파운드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또한 DB하이텍은 “분할되는 신설 법인은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DB하이텍의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이날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