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1년에 4억 개가 쓰이는 필수 의료 장비인 진공채혈관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접 개발해 제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올리고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영균(사진) 에이비메디컬 대표는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향후 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에이비메디컬은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 필수품인 검체 수송배지 공급으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서청구서를 제출하고 올해 상반기 중 IPO를 준비 중이다.
에이비메디컬은 지난해는 주력 제품인 진공채혈관 판매까지 급증하면서 2년 연속 23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특수로 검체 수송배지가 전체 매출의 70%까지 늘었다”며 “지난해는 진공채혈관 국내 점유율을 20~23% 수준으로 확대하며 매출 비중이 절반씩 다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진공채혈관은 단순히 혈액은 담는 작은 튜브 용기 정도로 보이지만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려면 화학적 시약은 물론 정밀한 제조 공정까지 필요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다. 튜브에 담긴 검체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품 불량률이 극도로 낮아야 한다. 진입 장벽이 높은 제품 영역이다 보니 과거 몇몇 국내 기업들이 국산화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현재 미국 'BD'를 비롯 1~2개사가 사실상 60년 이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 상무 출신인 김 대표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2012년 에이비메디컬을 창업했다. 그는 “진공채혈관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독자적인 시약, 금형 및 부품 사출 기술, 진공 조립 자동화 설비 등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 생산성은 물론이고 최고 품질의 균질한 진공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에이비메디컬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글로벌 진공채혈관 시장은 2021년 57억 달러(7조 50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비메디컬은 일본, 호주, 브라질,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17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2025년에는 국내 장성, 광주 공장에 이어 멕시코에 제조 시설을 건립해 북미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원심분리에 바로 쓰이는 말초 혈액 단핵세포 튜브(PBMC), 혈액 내 리보핵산(RNA)를 검사에 쓰이는 RNA 보존 튜브 개발에 착수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탄탄한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다”며 “국내외 양산 체제를 확장해 국내 진단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