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테슬라 유치한 親시장론자…3대 난제 해결·바오우 '특명'

■신임 리창 中국무원 총리

인민은행 총재 등 경제라인 유임

경제 총사령탑 역할 강화 전망도

부총리엔 딩쉐샹·허리펑 등 선출

中언론 '인민영수' 칭호 習 우상화

리창 신임 중국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1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에서 총리로 당선된 후 선서하고 있다. AFP연합리창 신임 중국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1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에서 총리로 당선된 후 선서하고 있다. AFP연합




중국 국무원 총리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인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됐다. 부총리에도 시 주석의 최측근이 뽑혀 공산당의 통제가 강화된 ‘당강정약’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절대적 신임 하에 리 총리가 내수 부진, 부동산 침체, 고령화 등 난제를 극복하고 성장률 둔화 압박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을 앞두고 시진핑 3기의 주요 인선이 예상대로 마무리됐지만 인민은행장 등 주요 경제 라인이 깜짝 유임된 것은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안정을 우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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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에서 리 총리를 총리로 선출했다. 표결에서는 2947명 중 반대 3표, 기권 8표를 제외한 99.6%(2936표)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총리 확정이 선포되자 리 총리는 허리를 굽혀 앞뒤로 인사한 뒤 옆 자리의 시 주석, 전임자인 리커창 전 총리와 악수를 나눴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1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를 통해 신임 총리로 선출된 리창(오른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리커창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1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를 통해 신임 총리로 선출된 리창(오른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리커창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을 이끌 리 총리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였던 2002∼2007년 당시 비서실장을 맡았다.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 서기, 상하이시 당 서기 등 중국 경제의 핵심인 ‘창장삼각주’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통이다. 상하이 당 서기 시절 테슬라의 생산 설비를 유치하는 등 친기업·친시장경제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시 주석이 민간경제 활성화를 외치는 만큼 현 상황의 경제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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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외부적으로 미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의 공급망에서 배제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소비 침체, 부동산 시장 부진, 고령화 가속화 등을 극복하고 올해 목표로 제시한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역할론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당의 권한을 강화해 경제를 포함한 모든 영역을 시 주석이 사실상 컨트롤함에 따라 리 총리의 역할은 리커창 전 총리보다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인대는 12일 제5차 전체회의에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딩쉐샹과 중앙정치국 위원인 허리펑·장궈칭·류궈중을 부총리로 선출했다. 이들 역시 시 주석의 측근인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앞서 조직 개편에서도 국무원의 권한이 당으로 집중됐고 시 주석 라인의 당 주요 인사가 국무원을 장악한 만큼 ‘당강정약’ 구도가 고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가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5차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가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5차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 총리와 관련해서는 시 주석의 절대 신임을 바탕으로 경제 총사령탑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과의 긴밀한 관계 덕분에 리 총리가 경제 분야에서 더 많은 정책적 여유를 누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요 경제 수장이 예상과 달리 유임된 것도 변화를 최소화하고 리 총리를 도와 경제 안정을 우선하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강 인민은행장이 유임됐고 류쿤 재정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도 자리를 지켰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고위 경제 관료들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회복 과정을 탐색 중인 중국에서 나타난 놀라운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13일 전인대 폐막식과 리 총리의 기자회견으로 올해 양회가 막을 내리는 가운데 집권 3기를 맞은 시 주석에 대한 중국판 ‘용비어천가’도 고조되고 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자 신문 1~7면에 시 주석의 국가주석,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 3연임 소식을 전하며 “당의 핵심, 인민영수, 군 통수권자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고 보도했다. 인민영수는 마오쩌둥에게만 쓰였던 칭호로 시 주석을 마오쩌둥의 반열에 올리고 장기 집권의 명분을 제공하는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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