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레가툼 번영지수






영국의 싱크탱크인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는 2007년부터 매년 국가별 ‘번영 지수(Prosperity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행복이란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표와 물질적 부, 삶의 만족도까지 포함해 국가별로 행복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연구소는 경제, 기업 환경, 국가 경영, 사회적 자본 등 12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을 포함한 상위권 국가들은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민주주의와 함께 사회적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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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투자가인 크리스토퍼 챈들러 회장이 세운 레가툼연구소는 공공 정책 연구 및 자선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레가툼은 유산(legacy)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나왔다. 연구소는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갤럽의 여론조사, 세계은행 통계, 프리덤하우스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가 결과를 내놓는다.

레가툼연구소의 ‘2023 번영 지수’에서 한국은 종합 순위 29위를 기록해 2013년(26위)에 비해 세 단계 하락했다. 특히 사회적 자본 지수가 107위로 10년 전보다 12단계나 추락했다. 사회적 자본이란 구성원 간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나 규범·신뢰 등을 총괄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조사에서 공적 기관·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도 사법 시스템 신뢰 지수는 155위에 그쳤고 군(132위), 정치권(114위), 정부(111위)도 모두 하위권이다. 노동시장 유연성도 158위로 만년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번영은 사회적 유대가 강하고 기업가 정신이 높은 민주 국가에서 발견된다”고 번영의 비결을 전했다. 우리도 사회적 신뢰 관계를 회복하려면 국가기관 등 공적 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이 외쳐온 공정과 상식·자유가 제대로 실행되는지 되돌아보면서 나라 정상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상범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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