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한화리츠, 청약 미달…여전히 찬바람 부는 리츠시장

스폰서 오피스형 강점 불구

최종경쟁률 0.53 대 1 그쳐

삼성FN리츠 등도 흥행 빨간불





한화(000880)그룹 계열사 사옥을 주요 자산으로 만들어진 한화리츠가 상장 마지막 관문인 일반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스폰서 오피스형 리츠로서 안정적인 배당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얼어붙은 리츠 시장 투자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이날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감했지만 최종 경쟁률이 0.53 대 1에 그치며 공모 물량의 약 절반만 채웠다. 공모 주식 수 2320만 주(공모가 5000원) 가운데 기관투자가 물량을 제외한 696만 주(348억 원)가 청약 대상이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003530)이 각각 0.45 대 1, 0.57 대 1, 인수회사인 SK증권(001510)은 0.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달 물량은 기관투자가 대상 추가 청약을 통해 충당한다.



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사들여 수익을 얻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지난해부터 리츠 시장은 청약 미달이나 상장 후 공모가 하회 등 침체를 겪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 국내외 악재로 배당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화리츠 역시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했다가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면서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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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리츠는 서울 여의도의 한화손해보험(000370)빌딩 등 한화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빌딩들을 자산으로 편입하면서 목표 배당률을 연 6% 후반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을 매입했기 때문에 향후 금리 안정화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츠들 대부분의 경우 배당률이 내려가거나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폰서 오피스 리츠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다고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상장한 KB스타리츠(432320)의 현재 주가는 4445원으로 공모가(5000원) 대비 11.1% 낮다.

올해 첫 상장 리츠인 한화리츠가 일반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20~21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삼성FN리츠 등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후발 주자들의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홍지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장기적 금리 하향을 관측하는 기관투자가와 중위험·중수익을 바라는 개인투자자 사이에 온도 차가 존재한다”며 “일반 투자자 흥행을 위해서는 수익(yield)을 높여줘야 하는데 높아진 금리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모은 KRX리츠TOP10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12포인트(1.31%) 내린 837.17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말 763.83까지 급락한 지수는 완만히 반등하다 올 1월 25일부터 다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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