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좀’은 세포가 배출하는 세포외소포체(EVs)의 일종으로 세포 간 정보교환과 신호 전달을 위한 메신저 역할로 ‘세포 간 택배’, ‘세포계의 아바타’로 불린다. 암세포는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암전이를 촉진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물질을 포함한 엑소좀을 분비한다. 특히 엑소좀은 항암제의 효능을 저해하는 등 암이 악화되는 주요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채영찬 교수(제 1저자 이유진 연구교수, 2저자 신경진 박사)와 한국뇌연구원 서판길 교수팀은 GPR143 단백질이 암세포가 엑소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생체분자 물질을 선별해 포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고 22일 공개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는 달리 엑소좀을 다량 분비해 암의 성장과 전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그를 통해 주변세포를 변화시키고 혈관 형성을 촉진시키거나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해한다. 또한 전이될 위치를 결정해 목표로 하는 장기의 환경을 미리 변화시키는 등 암이 전신으로 퍼지는 전 과정에 관여한다. 하지만 어떻게 암세포가 전이에 필요한 생체분자만을 선별해 엑소좀을 생성하는지에 대한 상세과정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GPR143 단백질이 과발현된 암세포는 전이를 촉진하는 엑소좀을 다량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GPR143 단백질은 암세포 내에서 암세포의 성장과 이동에 필수적인 단백질들과 결합해 우선적으로 엑소좀으로 운반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유방암, 피부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GPR143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암에서 분비되는 엑소좀을 통해 암세포의 이동 속도, 침윤이 증가하고 신생혈관을 형성하는 등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촉발한다는 것을 밝혔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GPR143이 발현된 암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을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생착 및 성장을 촉진해 암전이가 유도 됨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채영찬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전이를 유발할 수 있는 엑소좀을 형성하는 기전을 발견했다”며 “앞으로 암전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진단마커나 암전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디벨롭멘탈 셀 ‘Developmental Cell’ 에 2월 27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세포간 신호교신에 의한 암제어 연구센터),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