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RPG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 전사부터 마법사까지, 어떤 캐릭터들로 팀을 짜야 퀘스트를 깰 수 있을지 고민이 시작된다. 그럴 때 참고하라고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일까. 판타지 RPG 세계에서 완벽한 팀플레이란 어떤 것인지 정확한 예시를 제시하는 작품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빌런을 쓰러뜨리겠다는 다짐 하나로 모인 에드긴(크리스 파인)과 팀원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린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영화다.
한때 하퍼스라는 영예로운 집단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싸웠지만 레드 위저드에게 아내를 잃은 후 딸만 바라보는 에드긴은 홀가(미셸 로드리게즈)와 함께 도적단을 만들며 이전의 모습을 뒤로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는 돈을 받고 하나의 사건을 처리하다 홀가와 붙잡혀 감옥에 들어가게 되고 딸과도 보지 못한 채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감옥에서 묘수로 나온 그는 딸을 찾아가지만 딸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 에드긴은 점차 상황이 잘못된 것을 깨닫는다. 이후 딸을 다시 되찾기 위해 그는 자신이 저버렸던 하퍼스의 신념에 다시 맹세하고 각자의 목표로 모인 팀원들을 꾸려 위대한 여정을 떠난다.
판타지 세계관과 캐릭터를 도입하여 게임화한 최초의 RPG 게임인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 이때까지 수차례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관객들을 찾아왔지만 눈에 띌 만한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흥행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네 명의 주인공들이 만들어낸 케미스트리에 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힘, 전투력, 마법 능력, 지능 등 다양한 재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이 퀘스트의 챕터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서사는 매우 흥미롭다. 특히 각자 해내야 할 도전을 직면하는 상황에서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신들은 뭉클하기까지 하다.
특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제러미 랫챔 프로듀서가 제작진으로 참여했기에 작품 속에는 스타로드(크리스 프랫)와 가모라(조 샐다나)를 필두로 우주를 누비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상하게 만드는 특유의 유머들이 다수 등장한다. 대부분 조롱과 반어법이 담긴 미국 농담을 유쾌하게 풀어낸 대사들로, 황석희 번역가가 번역을 맡은 덕분에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웃음으로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