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와 카드사가 3조원에 육박하는 현금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보험사들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은 2조75억원, 카드사들은 7631억원으로 총 2조7706억원이었다.
손해보험사에서는 삼성화재가 지난해 5866억원을 현금 배당해 가장 많았고 KB손해보험(3500억원), DB손해보험(2762억원), 현대해상(1540억원) 순이었다.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을 보면 KB손해보험이 61.59%로 50% 선을 훌쩍 넘었으며 삼성화재가 45.8%, DB손해보험이 28.1%, 현대해상이 26.8%였다. KB손해보험 측은 지난해 높은 배당성향에 대해 “새 보험업 회계제도(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해 앞선 4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고, KB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서 필요시 지주로부터 자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장사의 배당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이 5387억원으로 최다였고 신한라이프가 1622억원이었다. 배당 성향은 삼성생명이 34.0% 신한라이프가 35.0%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아져 주주에 이익 환원을 위해 정상적인 배당을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사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은 삼성카드가 266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2566억원), 국민카드(2000억원), 우리카드(408억원)가 뒤를 이었다. 배당 성향은 국민카드가 52.8%로 최고였고 삼성카드가 42.9%, 신한카드가 40.01%, 우리카드가 20%였다.
금융당국은 은행 뿐 아니라 보험사와 카드사에도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자금 시장 불안에 대비해 자본 확충 등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사와 카드사가 최대 연봉의 6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도 문제지만 과도한 배당은 자본 건전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