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기업인 도시바가 자국 기업들로 구성된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4월 본격화한 도시바 인수전이 외국계 자본과의 경쟁 등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JIP는 주식 공개 매입을 거쳐 도시바를 상장 폐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12명의 사내외 이사로 구성된 도시바 이사회가 이날 JIP의 인수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사회는 JIP에 도시바를 넘기는 것이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도 당초 JIP가 제안했던 2조 엔 수준에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계 사모펀드인 JIP가 주도한 JIP 컨소시엄에는 주부전력·오릭스 등 20여 개의 일본 주요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JIP는 향후 관련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정부의 인가를 받는 대로 도시바 주식을 전부 사들여 상장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행동주의펀드와의 대립으로 촉발된 도시바 매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도시바는 2015년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후 외국계 행동주의펀드가 대거 주주로 유입되며 주요 경영 안건에서 갈등을 겪었다. 경영진이 추진한 회사 분할안마저 지난해 3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좌초되자 도시바는 그해 4월 상장 폐지를 비롯한 사업재편안을 공모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베인캐피털 등 외국계 자본도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국 도시바가 우선인수 협상자로 선정한 쪽은 유일한 일본 자본인 JIP였다. 지난해 10월 인수안을 제시하고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JIP는 이후 은행들로부터 1조 4000억 엔의 대출 약속을 받으며 올해 2월 최종 인수 제안을 건넸다.
닛케이는 “JIP는 출자 기업들과도 제휴하면서 도시바의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라며 “행동주의 주주가 다수 포진해 혼란스러웠던 도시바의 의사 결정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