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브리타 한 달에 몇 번 씻는지, 냉장고 밖에 놔둬도 되는지, 지구에 확실히 좋은지 등등 용사님들이 보내준 깨알같은 질문과 브리타의 답변(feat.독일 본사의 위엄)을 담은 지난 레터(다시보기)가 엄청 흥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에디터는 그 전부터 브리타 필터가 재활용되는 과정을 취재하고 싶다고 관계자 분들께 적극적으로 졸랐었죠.
그리고 두둥…! 2월에 브리타 필터 재활용 공장에 다녀왔습니다. 3월 22일 물의 날을 기념해 드디어 현장 대공개.
공장에 가득한 감동과 열정
에디터가 도착한 곳은 경기도 모처의 재활용 공장. 테라사이클의 국내 협력사로, 테라사이클에서는 MRF(Material Recovery Facility)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다 쓴 필터가 다시 자원으로 탄생하는 첫 시작점이죠.
날씨는 아직 쌀쌀했지만 에디터의 마음은 금세 따뜻해지고 말았습니다. 왜냐면 전국에서 모인 브리타 필터가 잔뜩 쌓여있었기 때문.
과일 박스처럼 한번 사용된 종이 박스를 재사용해서 보내주신 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심지어 브리타 필터가 들어 있는 브리타 박스를 그대로 재사용하신 분들도 꽤 계시다고 합니다.
필터 하나에 한 달씩 쓴다고 치면 9달을 기다려야 필터 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부지런히 모아두는 수고를 무릅쓰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로웨이스트샵에서 한두달씩 모아서 보내주신 거대한 물량(현장에 계시던 테라사이클 담당자 분도 특히 ‘알맹상점’ 물량이 많아서 기억하신다고), 이마트 ‘가플지우 수거함’을 통해 모인 물량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전국 수거함 정보는 여기)
공장에 입고된 필터들은 직원 분들이 일일이 세어서 컴퓨터에 숫자를 기록합니다. 브리타 재활용 프로그램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니까요. 그 다음 또 일일이 망치로 분해. 가위나 그라인더 같은 기계로 분해하는 방식도 시도해 보셨는데, 그러면 필터 안의 활성탄이 망가져서 결국 망치 분해로 정착했다고 합니다. 하루에 마대 두 개 분량의 활성탄이 모인다고.
브리타 이용자는 선녀다
에디터는 브리타 필터가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본체+활성탄+이온교환수지로만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얇은 PET 필름(초미세그물망)도 들어있었습니다. PET 필름이 물을 1차로 걸러주고 활성탄과 이온교환수지가 2차였던 겁니다. 미량의 PET 필름은 재활용 공정을 통해 PP와 분리됩니다. PP 재질 플라스틱이 더 잘 재활용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브리타 이용자 분들이 필터를 담아 보내주신 종이박스나 비닐 포장재도 더럽지만 않으면 분리배출해서 재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신다고 합니다.
PP 소재의 본체는 세척&가공을 거쳐 다른 플라스틱 생활용품이나 건축자재 등을 만들 때 활용됩니다. 다시 필터로 부활하지 못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다른 기업들이 쓴다니 다행. 활성탄과 이온교환수지는 산업수처리시설에서 재활용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감동 포인트. 테라사이클 직원분이 말씀해 주셨는데, 브리타 이용자 분들은 필터를 내부 활성탄까지 잘 말려서 곱게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화장품 공병에 비하면 선녀”란 말씀이 너무 재밌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브리타 코리아는 전국 제로웨이스트샵들의 요청에 따라 브리타 필터 수거함을 2차로 제작해서 배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레터에도 적었지만 독일 브리타 본사에서는 브리타 필터 자체를 좀더 친환경소재로 만들려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이런 회사가 국내에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브리타가 최선의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에디터가 보고 온 공정이 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에 영상으로도 남깁니다. 영상으로 보면 더 실감나니까 꼭 봐주시고, 이왕이면 지구용 유튜브도 구독하시길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