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402340)가 출범 2년이 안 돼 3000억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통 큰 주주 환원 계획을 30일 발표했다. 투자 전문 회사인 SK(034730)스퀘어는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 1100억 원과 SK쉴더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2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 같은 발표에 SK스퀘어 주가는 이날 3% 넘게 급등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SK스퀘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곧 실행할 것”이라며 “연간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주주 환원에 지속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스퀘어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000660) 등으로부터 받은 경상 배당 수입이 지난해만 3600억 원에 달한다. 이사회는 주총 직후 회의를 열고 이 중 30% 이상인 1100억 원을 올해 9월 말까지 자사주 매입에 쓰고 모두 소각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박 부회장은 또 “10월 전까지 SK쉴더스 매각 대금 4000억 원 이상이 입금되는 스페셜 이벤트가 발생한다”면서 “해당 몫을 주주들과 나누기 위해 이 중 2000억 원 이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스퀘어는 지난달 자회사인 SK쉴더스 지분 약 30%를 유럽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EQT파트너스에 8646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SK 측은 매각 대금 중 4500억 원을 EQT 측에 인수금융으로 제공했으며 남은 4146억 원은 현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SK스퀘어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조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매년 주주 환원을 확대함은 물론 추가 투자를 위한 실탄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SK스퀘어는 2025년까지 3조 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가속화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날 주총 결과가 전해지면서 SK스퀘어 주가는 전일 대비 3.3% 오른 3만 9300원에 마감했다. SK스퀘어의 최대주주로 지분 30%를 보유한 SK의 주가도 전일 대비 4.28% 상승한 17만 2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SK스퀘어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이 안 돼 처음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플랜을 공개한 것을 두고 ‘선진국형 주주 환원’의 첫발을 뗐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이 곧 소각으로 연결되는 것은 선진국 상장사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며 “SK스퀘어가 이 부분을 공식화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