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적자 전환 카카오엔터, SM이 '비욘드 코리아' 키 될까

매출 1조 8648억 원으로 외형 확대했으나

타파스엔터 2282억 당기순손실 내며 138억 원 영업손실

멜론도 최초의 영업권 손상처리

SM IP 활용해 실적 반전시킬까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가 2022년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부진 속 적자전환했다. 뮤직·미디어 부문의 외형 성장으로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해외 스토리 부문 사업이 부진하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식구가 된 SM엔터테인먼트가 실적 반전의 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카카오엔터는 매출 1조 8648억 원·영업손실 138억 원의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2021년 매출은 1조 2469억 원·영업이익은 296억 원이었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예상치 못한 적자전환에는 2021년 각각 5억 1000만 달러·4억 4000만 달러를 주고 인수한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래디쉬가 합병한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부진이 큰 역할을 했다. 1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한 타파스엔터는 지난해 491억 원의 매출과 228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타파스엔터의 부진에 카카오엔터도 최근 칼을 꺼내든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4월부터 타파스엔터의 한국 법인 타파스코리아의 청산에 들어간다. 북미 법인에서도 정리해고가 이뤄졌고, 고위직들도 회사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에는 래디쉬 창업자인 이승윤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이, 1월에는 김창원 타파스엔터 공동대표가 물러났다. 수 존슨 래디쉬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테일러 칼슨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스토리 사업의 재편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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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의 손상처리도 큰 규모로 이뤄졌다. 타파스엔터는 5453억 원 규모의 영업권을 손상처리해 4575억 원의 영업권을 인정받았다. 인수가액의 절반 수준만 남은 셈이다.

뮤직 부문의 캐시카우이자 국내 최대 유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의 영업권 손상처리도 사상 최초로 이뤄졌다. 3021억 원이던 멜론의 영업권은 707억 원을 손상처리하며 2314억 원이 됐다. 저작권에 관한 아티스트 권리 등이 향상된 여파다.

각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스토리 부문 매출은 5589억 원으로 2021년 4848억 원보다 늘었다. 뮤직 부문은 8936억 원으로 2021년 4817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미디어 부문도 4123억 원으로 2804억 원의 2021년보다 큰 규모로 성장했다.

에상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든 카카오엔터 반전의 키는 SM엔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스토리 부문은 국내 3399억 원, 해외 2191억 원이고 미디어 부문은 국내 3071억 원, 해외 1053억 원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뮤직 부문은 국내 7516억 원, 해외 1420억 원으로 비중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비욘드 코리아’를 선언한 카카오엔터 입장에서 뮤직 부문의 해외 매출 제고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자사의 걸그룹 아이브를 북미 공략의 선봉장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힌 상태다. 카카오엔터는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 투어·프로모션·음반 발매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미 진출은 현지 법인 카카오엔터 아메리카를 통해 이뤄진다. 여기에 SM엔터 아티스트들이 추가되는 것이다.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GSO)은 카카오엔터 아메리카의 대표를 겸하고 있기도 한데, 이번 SM엔터 주주총회에서 SM엔터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올랐다. 적극적인 협업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SM엔터 역시 SM 3.0을 통해 북미에 제작센터를 설립하고 북미를 거점으로 하는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는 목표를 세우는 등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선언한 상태다. 에스파·NCT 등 빌보드에서 선전하고 있는 IP들이 카카오의 기술력·네트워크와 융합해 어떤 성적을 낼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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