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對中)·반도체 수출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551억2000만 달러, 수입은 6.4% 줄며 59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46억2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이 월간 기준 내리 반년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 감소는 글로벌 경기둔화, 반도체 업황 악화, 기저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8개월째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4.5% 급감한 86억 달러였다. 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출도 덩달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도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33.4%)·아세안(-21.0%)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에서도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수입은 원유(-6.1%)·가스(-25.0%) 등 에너지(-11.1%)수입이 줄어듦에 따라 감소했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46억2000만 달러를 기록한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무역역조가 13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무역적자 폭은 지난 1월(-127억 달러) 이후 2월(-53억 달러)과 3월(-46억 달러) 점차 개선되는 흐름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더해 금융부문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수출도 작년 10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3월에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IT부문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이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정부의 모든 지원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수출회복을 위해 수출지원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고 원전·방산 등 수출동력 확충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전기·가스 요금인상안에 제동이 걸린 것을 염두에 둔듯 “요금 현실화가 지연될 경우 에너지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에 대한 부담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