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생 두 번째 삶에서 봉사는 점을 하나씩 찍어가는 과정”

[라이프점프×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 사회공헌에서 길찾다_2편

■‘디지털세대이음단’ 참여자 조혜란 씨

집에 있는 컴퓨터 활용을 위해 공부 시작한게 지금까지 이어져

시니어들에게 쉽게 가르치기 위해 항상 고민하며 공부

수업 통해 삶이 조금이나마 달라지는 시니어들 보며 보람 느껴

사진=정혜선사진=정혜선




올해 65세가 된 조혜란 씨는 여전히 배움에 목마르다. 조 씨는 30여 년 전 처음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컴퓨터 공부를 해왔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강사로 활동하면서도 더 쉽게, 더 잘 가르치기 위해 공부한다. 그런 그의 꿈은 여력이 되는 한 시니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조 씨의 인생 두 번째 삶의 새로운 목표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이다. “봉사를 통해 인생에 점을 하나씩 찍어갈 때 보람을 느낀다”라는 조 씨의 삶을 대하는 방식은 앞으로 중년이 되고 시니어가 될 우리에게 삶의 좌표가 된다.




-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디지털 강사로 활동 중인 조혜란이라고 한다(웃음).”

- 디지털 강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시니어가 됐지만, 아직은 뭔가 더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

- 디지털 강사로 활동하려면 IT기기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떤가.

“맞다. 어느 정도가 아니라 잘 알아야 한다(웃음).”

- 원래 IT기기에 관심이 많았나.

“IT기기에 대한 관심은 컴퓨터에서 시작됐다(웃음). 1988년 즈음 남편이 아이들을 위해 집에 컴퓨터를 들였는데, 컴퓨터에 설치된 것 이외엔 다른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더라. 그때 컴퓨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컴퓨터 관련 수업을 들었다. 무료로 기초교육을 듣고 나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해 다녔다. 배우다 보니 재미있어 컴퓨터를 단계적으로 더 배우고 싶어 그때 당시 180만원이라는 큰돈을 들여 디자인학원도 다녔다.”

-들어보니 컴퓨터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컴퓨터를 배운 뒤엔 관련 일을 했었나.

“남편을 도왔다. 남편이 무역업을 했는데, 내가 컴퓨터를 잘 다루니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 사회공헌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우연히 IT서포터즈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했는데 떨어졌다. 아쉬워하고 있던 차에 서초50플러스센터가 근처에 있는 것을 알게 돼 찾아갔다. 그때가 4월 즈음이었는데, 과정 대부분이 신청을 마감했더라. 남아있는 서부캠퍼스의 보람일자리 마을기록지원단에 지원해 합격했다(웃음). 그게 사회공헌활동의 시작이었다.”

- 마을기록지원단에서 하는 일은 뭔가.

“마을과 마을 안 사람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을 했다. 그렇게 기록한 것들을 엮어 2권의 책을 만들었다.”

사진=정혜선사진=정혜선



- 책이 나왔을 때 기분이 남달랐을 거 같은데,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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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인생에 점 하나를 찍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디지털세대이음단으로도 활동했다고.

“맞다. 2021년에 디지털세대이음단을 알게돼 지원했다. 5분 동안 디지털 활용 관련 시험을 보고 면접도 보더라. 다 통과하고 합격해 활동하게 됐다(웃음).”

- 디지털세대이음단으로서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활용법에 대해 알려줄 때 따로 준비를 하나.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제공하는 교재가 있기는 하지만, 개개인이 디지털 능력이 달라 거기에 맞게 공부를 하고 준비한다. 또한,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고 꿀팁을 준비해 알려주기도 한다.”

- 그 꿀팁이 궁금한데, 한가지만 알려다라.

“보통 전화번호를 저장하면 바로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되지 않나. 그게 싫다면 저장할 때 이름이나 전화번호 앞에 샵(#)을 넣어주면 된다. 그럼 전화번호는 저장되지만, 카카오톡에는 친구로 추가되지 않는다.”

- 완전 좋은 꿀팁이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한번은 부부가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 중 두 분이 대화를 나누면서 지역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업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하더라.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내 수업에서 누군가 새로운 것을 배워가고 그것을 통해 삶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너무 좋다. 그래서 나는 이 일을 정말 좋아한다.”

- 올해는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운영하는 어디나지원단 강사에 지원해 됐다. 4월부터는 어디나지원단의 강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시니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시니어들을 상대로 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보니 변수가 많다. 단순히 수업을 들으러 온다기보다는 말벗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정말 절실해서 찾아오는 분도 있다. 또한, 하다 보면 돌발적인 상황도 많이 생기므로, 이것들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는데,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시니어들이 하는 활동들이 대부분 나이 제한이 있다. 더 활동할 여력이 있는데도 나이로 인해 활동할 수 없게 되면 상실감이 크더라. 고령화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런 좋은 활동에서는 나이 제한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 컴퓨터 수업을 들을 때는 ‘굳이 자격증을 취득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활동을 해보니 일단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하더라. 그래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려 한다.”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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