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이 자연과 사회현상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사회와 과학계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면 수학 문제를 독창적으로 풀 수 있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도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인 강문진(사진) KAIST 수리과학과 교수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즐기다 보면 운명처럼 자신이 꿈꾸던 길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주대 수학교육과를 나와 서울대 수학과에서 이학 석·박사를 한 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프랑스 자크루이리옹연구소 연구원, 고등과학원 연구원에 이어 숙명여대 교수를 했다. 현재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체물리학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부모님이 수학교사가 되기를 원하셔서 수학교육을 전공했다”며 “하지만 학부 때 해석학·대수학·위상수학 등을 공부하며 수학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잠시 수학교사를 하면서도 수학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강 교수가 연구하는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편미분방정식 중에서도 가장 다루기 어렵다. 그는 이 방정식을 처음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논문이 없어 새로운 접근 방법을 개발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는 빠른 속도로 공기를 뚫고 지나가는 초음속 항공기를 예로 들어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을 소개했다. 그는 “초음속 항공기와 같은 압축성 유체의 가장 큰 특징은 밀도와 온도의 불연속적인 흐름인 충격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 충격파를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격파의 안정성 연구가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형태와 추진체 등을 제작하는 데 이론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맥스웰 방정식, 자기유체역학 방정식과 최근에 모델링된 교통량의 흐름, 혈액의 흐름, 에너지 재생에 관한 방정식들은 모두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과 동일한 수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
강 교수는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 유일성·안정성에 관한 문제, 볼츠만 방정식으로부터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을 유도하는 유체극한에 관한 대부분의 난제 해결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교수는 “중고생들에게 특강을 통해 수학의 매력과 수학 연구의 즐거움에 관해 얘기할 때가 많다”며 중고교 수학교육도 흥미를 유발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보완되고 수학 대중화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기를 기대했다.